하루만에 3조원 증발 '증시 컴백' 헝다 운다
중단 직전대비 87% 뚝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28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약 17개월 만에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 하지만 거래 중단 직전인 2022년 3월 종가 대비 약 87% 폭락한 0.22홍콩달러(약 37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189억홍콩달러(약 3조2000억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헝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3월 이후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헝다가 회생을 위해 주식 거래를 재개했지만 투자자에게 선택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거래 시작과 함께 재무 상태와 중국 부동산 불황에 대한 우려로 매도 주문이 잇따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연결 결산에서 330억위안(약 6조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663억위안(약 12조원)보다 적자 폭은 크게 줄었지만,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의 부채 총액은 2조3882억위안(약 433조45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지만, 채무 초과액은 6442억위안(약 117조원)으로 오히려 8% 늘었다.
헝다는 당초 이날 밤 열릴 예정이던 채무 재편을 위한 채권단 회의를 다음달 25~2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헝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채권자에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채권자가 충분히 검토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회의를 미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닛케이는 9월 채권단 회의로 헝다가 회생을 향한 가닥을 잡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헝다는 이날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판매 재개를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연초에 나타난 부동산 시장의 단기 호황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헝다의 외부감사인인 프리즘 홍콩·상하이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유보했다.
홍콩거래소는 상장 기업이 기한 내에 결산을 공표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지시킨다. 헝다는 2021년 연결 결산 제출 기한을 놓쳐 2022년 3월 21일부터 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다. 홍콩거래소는 18개월 연속 거래가 중단된 기업의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 거래 정지 상태가 계속됐다면 헝다는 9월 21일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도 있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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