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화장실에 영아 유기 혐의 친모 재판 시작

영아를 사망하도록 방치한 뒤 부산 서면 쇼핑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의 재판이 시작됐다. 친모 측은 유기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28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0월 4일 부산 기장군의 주거지 화장실 좌변기에서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가 변기물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하게 됐다. A 씨는 아이 코와 입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세면대에 방치했다. 이후 A 씨는 신생아를 비닐봉투와 종이가방에 넣은 뒤 침대 밑에 뒀다. 이어 10월 5일 신생아의 사체를 종이 쇼핑백에 담에 쇼핑몰 상가 지하화장실 쓰레기 통에 유기했다.

미화원에 의해 영아 사체가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A 씨는 곧바로 붙잡혔다.

검찰은 A 씨가 신생아의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살해하고 유기했다는 혐의를 제기했지만 A 씨 측은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A 씨 측은 “부검 감정서에는 아이가 출산 당시 살아있었던 것으로 기재됐으나 실제 출산 당시 아기가 울거나 숨을 쉬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신 중 항생제를 처방 받는 등 임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변론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영아 살인 관련 법률 개정에 따른 적용 법 변경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A 씨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받고 있으나 국회는 지난달 18일 영아 살해 유기에 대해 일반 살인 유기 혐의가 적용되도록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