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조건으로 결혼했는데...남편이 자식을 원한다면?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8월 28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경하 변호사

- 대부분 생활비나 양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빚을 진 경우나 전세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재산분할 대상이 돼

- 사연자의 경우 생활비도 각자 같은 비율로 부담, 급여도 공동으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부 공동재산 형성 및 유지에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없을 것

- 남편의 예금 거래 내역을 조회해 그 내역을 확보한다면 2억 원을 어떤 명목으로 소비했는지 알 수 있기에 법적인 대응을 하기가 더 용이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와 남편은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은 딩크족 맞벌이 부부입니다. 저는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철이 들었을 때부터 부모가 되지 않기로 결심을 굳힌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어요. 다행히 남편도 저를 너그럽게 이해했고, 받아 들여줘서 결혼을 한 거였죠. 그런데 결혼 3년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 남편이 약속과는 다르게 갑자기 아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자식은 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여러 번 대화했지만 남편과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완강하더라고요. 아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할 뜻이 없어 보였죠 결국 저는 남편과 이혼소송까지 가게 됐는데요, 그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와 남편은 맞벌이 부부였고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의 급여는 각자 알아서 관리해왔습니다. 식비와 공과금, 청약비 같은 공동 비용만 반반 나눠서 분담했고, 생활비로 매달 평균 100만 원을 내왔죠. 그래서 부부이긴 하지만 서로 얼마를 버는지 잘 몰랐고 심지어 남편이 빚을 졌다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황당한 말을 하더라고요. 결혼 기간 중에 빌린 2억 원의 대출금이 부부 공동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제가 갚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니, 어째서 남편이 저 몰래 진 빚을 제가 분담해야 하나요?" 사연자분은 이혼 소송 과정에서 남편이 빚을 진 걸 알게 돼서 놀라신 상황인데요. 남편이 사연자분과 상의 없이 빌린 2억 원이 정말 분할대상재산에 포함되는 걸까요?

◆ 이경하 변호사(이하 이경하): 대법원 판례는 분할대상재산을 파악한 결과 소극재산 총액이 적극재산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결국 채무를 부부끼리 분할하게 되는 결과가 되더라도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해서 이를 분담케 하는 게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채무를 분할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런데 사연자분은 몰랐지 않습니까?

◆ 이경하: 네. 다만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가 일상 가사에 관한 것이거나,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가 아니라면 분할대상재산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 일방이 혼인 기간 도중 부부 공동생활비나 양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여 빚을 진 경우나, 배우자와 함께 생활할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분할대상재산이 됩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각자 자신의 급여를 관리해 왔고, 또 생활비를 반반씩 부담해 왔다고 하고 계신데 이런 점을 강조할 수는 없을까요?

◆ 이경하: 사연자분의 경우 부부 공동생활비는 각자 같은 비율로 부담하셨고, 또 서로의 급여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관리하지 않고 각자 관리하셨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부담한 월 100만 원의 생활비 3년 치를 계산해서 합산을 하더라도 3,600만 원에 그치기 때문에 남편이 빌린 2억 원 빚 전체를 부부 공동 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조인섭: 그렇네요. 그러면 재산분할을 할 때 사연자분은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 이경하: 만약 남편이 부부 공동생활비를 분담하느라 2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면 청약, 보험료, 월세 등 부부 공동생활비가 매월 200만 원 정도 지출된 내역을 계좌이체 내역이나 신용카드 사용 내역, 이런 거를 제출해서 입증하시면 됩니다. 또 사연자분이 그 생활비 중 절반을 부담한 내역도 계좌 이체 내역, 이런 자료를 제출하셔서 입증을 하신다면 쉽게 그러한 남편의 주장에 대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남편의 예금 거래 내역에 대한 조회 신청을 하셔서 예금 거래 내역을 확보를 하신다면 남편이 2억 원을 어떤 명목으로 소비하셨는지 더 명확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기본적으로 예금 거래 내역, 이혼 소송하면 3년 치는 다 확보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사연자분처럼 결혼 전에 아기를 갖지 않기로 했는데 배우자의 마음이 뒤바뀌어서 아기를 원해서 이렇게 이혼을 선택한 부부가 실제로 많이 있나요?

◆ 이경하: 네, 생각보다는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서 본 케이스는 아니지만 기사나 제가 담당하거나 주변에서 들어오는 사건들을 한번 얘기를 하면 그런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처음에는 딩크족으로 산다고 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이를 원하는 경우죠. 사연자분은 또 남편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결혼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이제 남편의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혼 소송까지 가게 된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런 부분 가지고 남편에게 위자료 청구는 할 수 있을까요?

◆ 이경하: 단순히 남편이 자녀 계획에 대한 마음이 바뀐 것만으로는 위자료 청구가 어렵습니다. 다만 사연자분에게 남편이 임신, 출산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폭언, 폭행을 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로 볼 만한 행동들을 하셨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애를 낳고 싶지 않다니 넌 제정신이 아니다. 정상이 아니다. 너 같은 여자랑은 살 수 없다." 이런 폭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면 충분히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십니다.

◇ 조인섭: 그리고 이혼 자체의 경우에도 또 아이를 안 낳는 걸 전제로 결혼했는데 아이를 낳아달라라고 하면서 이혼을 강요하는 거는 위자료 청구 사유가 되겠죠. 그럼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사연자분은 딩크족으로 맞벌이의 무자녀 가정입니다. 오래전부터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남편도 동의해서 결혼을 하신 건데요. 결혼 3년 차에 남편의 생각이 바뀌어서 이혼 소송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남편이 2억 원의 빚을 진 것을 알게 돼서 빚도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하시는 건데요. 대부분 생활비나 양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빚을 진 경우나 전세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사연자님의 경우 생활비도 각자 같은 비율로 부담하고 급여도 공동으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부 공동재산 형성, 유지에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다만 더 정확하게 하려면 남편의 예금 거래 내역을 조회해서 그 내역을 확보한다면 2억 원을 어떤 명목으로 소비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을 하기가 더 용이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지금까지 이경하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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