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주목한 SK하이닉스…"엔비디아의 준비된 AI칩 파트너"

SK하이닉스가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10나노급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할 M16 준공식을 개최했다.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 7000㎡(1만7000여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사진은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파트너로 한국의 SK하이닉스를 집중 조명했다.

27일(현지시간) WSJ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AI 칩 파트너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치솟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도체 분야를 석권했다"고 평가했다.

WSJ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고급 AI 프로세서 칩에 사용되는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칩(HBM)의 주요 공급업체"라고 소개하며 "오랫동안 호황과 불황의 메모리 칩 세계에서 주요 역할을 해왔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10년 전부터 D램으로 알려진 메모리 칩을 초고층 빌딩 바닥처럼 겹겹이 쌓아 올리는 HBM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그 결과 인공지능(AI)이 부상하면서 초기 승자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고 WSJ은 평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침체에도 연초 이후 약 60% 상승해 삼성전자 상승률의 3배에 달했고, 마이크론과 인텔의 약 30% 상승률도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주가 상승은 시장의 기대감이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2조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WSJ은 "(올해가) 반도체 기업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가 상승이 나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늘어나자 SK하이닉스도 승자대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챗GPT로 대표되는 AI 개발에 사용되는 반도체 대부분이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한다. WSJ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WSJ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초창기 HBM 시장에서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며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AI 애플리케이션이 부상하자 초기 승자 중 한 업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미 반도체 기업 AMD와 함께 2013년에 HBM을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인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최신 4세대 버전은 기존의 8개 D램을 12개 쌓아 업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송 효율성과 발열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주력해 온 AI 반도체 사업 부문의 성장 가능성도 밝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 D램 매출 중 AI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6%에서 2025년 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매출에서 HBM의 비중이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선두자리는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추격당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신문은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24년까지 HBM 생산량을 올해보다 두 배 늘릴 계획 등을 세웠다"며 "SK하이닉스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