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아플 땐, LG CNS `시스템 닥터`에 맡겨주세요
평균 경력만 17년 베테랑 모여
매년 100개 넘는 문제 진단·해결
도전의식 품은 고수 21명 협업
서로 시너지 내며 경쟁력 강화
#1. A사는 업무가 몰리는 월말이나 업무가 집중되면 서버의 CPU(중앙처리장치) 사용이 폭증해 시스템 응답속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자주 겪었다. 서버 증설도 고려했으나 비용이 문제였다. LG CNS 전문가들은 시스템 진단을 통해 서버를 사지 않고도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 결과 피크타임 CPU 사용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시스템 응답속도도 빨라졌다.
#2. B사는 메시지 전송 플랫폼을 활용해 수만 건의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해왔다. 시스템 전반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바꿨는데 그 과정에서 메시지 처리시간이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LG CNS 전문가들은 메시지 전송 로직을 개선해 문제를 단번에 풀었다. 그 결과 분당 메시지 처리건수가 기존 285건에서 822건으로 늘었다.
IT(정보기술)가 전 산업분야의 기반으로 자리하고 디지털 서비스가 보편화된 요즘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DX(디지털전환) 수준에 따라 좌우될 뿐 아니라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 개발·운영에도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된다. 특히 SI(시스템통합)을 비롯한 IT서비스 분야에서는 시스템 설계부터 진단까지 아울러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DX 전문기업 LG CNS에는 '시스템 닥터'로 일컬어지는 '특수부대'가 있다. 바로 '아키텍처최적화팀'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박재휘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장은 "시스템 장애 등 긴급한 문제가 생긴 프로젝트에 투입돼 해결하고, 이런 노하우를 시스템 진단에 접목해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적합한 처방을 내리는 것과 같다.
이 팀은 기술 전문인력 21명으로 구성됐다. 평균 경력 17년이 넘는 베테랑들이다. LG CNS가 연 1회 실시하는 기술인증시험에서 최우수 역량을 입증해 마이스터 또는 엑스퍼트를 부여받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 아키텍트, 데이터 아키텍트, 인프라 아키텍트 등 세 그룹으로 나눠 함께 시스템 전반을 다룬다.
이 팀의 원동력 중 하나는 도전의식이다. 애플리케이션 아키텍트인 박 팀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재밌고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데이터 아키텍트인 유준석 총괄은 "16년가량 SI 구축에 참여하며 프로젝트 관리도 병행했는데, 실무에 더 밀착해 기술역량을 키우고 싶어 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인프라 아키텍트인 윤성원 총괄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 컴퓨터를 고쳐주곤 했는데, 그런 성향 때문인지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고 했다.
팀은 매년 100개 이상 고객사 시스템을 진단·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해낸다. 주로 △현황분석 △진단 △방향성 제시 △이행계획 수립 등 4단계 방법론을 기반으로 시스템 아키텍처를 최적화한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시스템과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발생한 장애에 긴급 투입돼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각 영역에서 도가 튼 수준이다. 박 팀장은 "APM(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 로그를 도식화하다 보면 그 패턴만으로 애플리케이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단번에 알아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 총괄은 "기본적인 튜닝뿐 아니라 배치 처리 등을 동원해 DB(데이터베이스) 성능 전반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윤 총괄은 "APM이나 DBPM(DB성능관리)과 달리 서버 모니터링 도구는 없는 곳이 많아서 직접 로그를 수집하고 필요한 코딩을 해 문제를 찾는다"고 부연했다.
팀의 경쟁력은 고수들간의 시너지에서 나온다. 인프라, DB, 애플리케이션 각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스템 전반에 걸쳐 협업함으로써 정확한 진단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이들은 "동료들 덕분에 넓게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고 입을 모았다.
팀에 따르면 국내 IT시스템의 주요 장애 지점은 환경구성·설정(33%), DB(26%), 애플리케이션(21%) 순이다. 문제 해결이 가장 어려운 경우는 고객이 합리적 근거 없이 고집을 내세울 때다.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몇몇 솔루션만 도입하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고객들에는 시스템 아키텍처의 중요성과 사내 문화, 프로세스 개선도 DX의 일부라고 조언한다.클라우드 확산에 이어 생성형 AI(인공지능)까지 부상하면서 DX가 확산되고 있지만 MIT(메사추세츠공대) 슬론매니지먼트리뷰에 따르면 DX를 시도하는 기업의 70%가 실패를 경험한다. 디지털 이해도·인력 부족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도 'DX에 최적화된 아키텍처 구현 여부'가 핵심요소로 꼽힌다.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포인트다.
박 팀장은 "기업들이 챗GPT 등 신기술 기반 DX에 속도를 내면서 IT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응용에만 초점을 두다 보면 시스템 전체가 어긋나거나 이전보다 못한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시스템 아키텍처를 기본부터 이해하고 끊임없이 최적화·최신화해야 하는 이유"라며 "다양한 현장 문제를 해결해 세계 최고 기술 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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