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전도 거래 늘고 집값 상승 전환
견본주택 4만여명 방문 북적
침체된 지방 아파트 거래도
7월들어 연초보다 2배 늘어
"소규모 단지는 미달 여전해
입지·분양가 꼼꼼히 따져야"
지난 18일 문을 연 둔산 자이 아이파크 견본주택.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1974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 견본주택에는 사흘간 4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곳을 찾은 40대 A씨는 "올해 대전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대단지라 주위에서 '한번 가볼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대전이 워낙에 새 집이 귀하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불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 훈풍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뿐만 아니라 대구, 울산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울산, 대전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1890건으로 지난 1월 895건 대비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울산 아파트 거래량은 571건에서 1111건으로 95% 늘었다. 대전은 606건에서 1080건으로 78% 증가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 증가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1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 울산, 대전 모두 매매가격이 0.06% 올랐다. 지방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전은 이번 조사까지 최근 6주 연속 매매가격이 오름세다. 대구와 울산은 나란히 3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격이 수억 원 오른 거래도 눈에 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인스빌리베라 전용면적 130㎡는 이달 초 10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달 17일 비슷한 층수의 매물이 8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한달도 되지 않아 가격이 2억1000만원 올랐다.
대전의 한 공인중개사는 "갈아타기 수요는 어느 정도 있었는데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하다보니 기존 아파트 매매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분양 단지들이 흥행에 성공하면 매매시장 관심도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센트로팰리스 전용면적 153㎡는 지난 1일 7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매매가 6억4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가격이 상승했다. 이들 지역의 상승 요인으로는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저점 인식의 확산이 꼽힌다. 아실에 따르면 대전의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은 3430가구다. 지난해 9494가구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대구와 울산은 지역 수요자들 사이에서 저점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청약시장 온기가 전국으로 확산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단지들의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1순위 모집을 진행한 전국 45개 단지 가운데 15개 단지가 평균 경쟁률이 1대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남해군에 들어서는 남해 타운하우스, 거창군에 공급되는 대동리 나리안길 107동의 경우 단 한 건의 청약통장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들 단지 대부분은 소규모 단지이거나 비브랜드 단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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