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잼버리 무사안일 엄단방침 속 '나서는 과녁과 피하는 과녁'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 개원 75주년 기념식에서 '잼버리 파행에서 드러난 뿌리 깊은 무사안일을 집중적으로 감사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과녁을 자처하는 전북도'와 '피해 다니는 여가부'의 행태가 비교되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25일 국회를 찾아 국회 여가위 파행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전북은 잼버리 개최지로 책무를 다해 잼버리를 성공시키고 국민들께 자긍심을 선사하고 싶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또 국회증언이 무산된다면 5인 조직위원장과 전북도지사가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 것을 제안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물론 새만금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가운데 한 명인 국회 김윤덕 의원도 잼버리국정조사를 열 것을 제안하면서 자신도 증인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잼버리 파행에서 드러난 뿌리 깊은 무사안일을 집중적으로 감사하겠다"는 감사원은 수일 전부터 전라북도로부터 잼버리 대회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현재 사전심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대회기간 동안 열렸던 잼버리조직위의 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각국 대표단이 대회 기간 내내 제기했던 민원은 야영장 침수문제를 비롯해서 화장실과 샤워장의 청결 문제, 의료시설의 태부족, 벌레물림, 참가자의 미흡한 급식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남아공 대표단은 대회 닷새째 조직위 회의 때"무려 6일 동안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게 없어 충격"이라고 했고 튀니지 대표단은 "차라리 잼버리 야영장을 폐쇄하라"는 충격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다.
여가부 등 3개부처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는데 잼버리 참가대원들이 겪는 고충에 조직위가 얼마나 무력하게 대응했는지 대회 중반 각국 대표들은 "조직위는 빠지고 여가부가 세계연맹과 함께 화장실과 폭염 문제 등을 해결하라"는 원성을 터뜨렸다.
대표들은 "참가자들이 왜 떠나는지 아느냐?"며 "리더십 부재와 운영 부실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아예 잼버리를 중단하라"는 비난을 거세게 제기했다.
잼버리 감사를 나온 감사반에 새만금잼버리 관련 서류를 제출한 전라북도 잼버리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금 어떤 서류들을 제출받아 보고 있고 무엇을 가장 관심있게 살펴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그것을 알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새만금잼버리 파행은 누가 무사안일하게 대응해 자초했을까?
혹자는 잼버리 예산과 업무분장표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하고 누구는 대회 기간 잼버리 회의록을 펼쳐 보면 무사안일하게 대응한 주체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누가 떳떳하게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누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숨박꼭질을 하는 지를 보면 세계적인 대회 가운데 하나인 새만금잼버리를 무사안일하게 대응해 파행시키면서 세계적 망신을 자초한 '과녁'을 바로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 최재해 감사원의 감사원 개원 75주년 기념식장에서 한 발언을 전해 듣는 전북도민들의 반응이다.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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