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눈앞의 50만원 vs 20년 뒤 100만원
내년 상반기부터 개인투자자들이 10만원 소액으로도 한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내년에 투자자를 개인으로 한정한 개인 투자용 국채를 처음 선보이기로 했다.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되는 일반 국고채에서 일정 물량을 떼서 개인투자자들에게만 팔겠다는 것이다. 소액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일단 반길 만하다.
국채는 나라가 부도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어 안정성은 은행 예금보다 높다. 그러면서 금리는 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라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괜찮은 편이다. 10년이나 20년 만기까지 보유하면 보유액 2억원까지 이자소득에 대해 14% 세율로 분리과세해주고 가산금리도 얹어준다.
문제는 이 같은 혜택이 모두 10년이나 20년 뒤 채권 만기가 도래한 뒤에야 주어진다는 것이다. 중도 환매하면 분리과세와 가산금리 혜택은 없다. 일반 채권과 달리 시장에서 매매할 수도 없다. 한번 투자하면 10년, 20년간 꺼내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연 수익률 3.5%짜리 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을 20년간 매달 50만원씩 매수할 경우 만기가 도래한 뒤 20년간 투자금의 두 배인 100만원을 매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50만원이 20년 뒤 100만원으로 돌아온다는 것인데 장기간 돈이 묶이는 점을 감안하면 구미가 당기지 않는 조건이라는 시각도 많다. 지난 20년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약 60%를 적용하면 현재의 50만원은 2043년의 80만원과 같은 가치다.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만기 후 월 예상 수익은 20만원 수준이다. 눈앞의 50만원과 20년 뒤 미래의 불확실한 100만원과 비교했을 때 투자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정부가 고민해 봐야 한다. 개인 투자용 국채 담보 대출 등 방식으로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가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을 뚫어주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개인 투자용 국채를 통해 국민 장기 자산 형성과 함께 국채 발행 잔액을 받아줄 수요처를 넓히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유동성 문제를 보완해야 투자자들과 국가에 모두 도움이 되는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홍혜진 경제부 hongho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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