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공식 깼다…뉴진스의 방식, 무엇이 달랐나

조유빈 기자 2023. 8. 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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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업’ 공식 활동 마무리…소속사가 분석한 성공 요인은?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 등으로 차별화…글로벌 브랜드와 협업 통해 팬덤과 소통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뉴진스 ⓒ어도어 제공

뉴진스가 두 번째 미니음반 '겟 업' 활동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겟 업'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고, 타이틀 곡 《슈퍼 샤이》는 핫100에 6주 연속 차트인했다. 《ETA》 《쿨 위드 유》까지 '트리플 타이틀 곡' 모두가 핫100에 진입하면서 '빌보드 메인 차트에 세 곡을 동시에 진입시킨 K팝 걸그룹'이라는 기록도 썼다.

최근 미국 음악 페스티벌인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K팝 걸그룹 최초로 참석한 뉴진스는 7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며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슈퍼 샤이》가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인 톱100에 7주 연속 진입하는 등 전 세계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면서, 뉴진스는 주류 팝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음악적 성취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화제를 만들어내며 그룹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8일 소속사 어도어는 '겟 업'의 흥행에 대해 "뉴진스의 친근한 자연스러움과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 등 '과감한 전략'이 통했다"며 "글로벌 브랜드들과 손잡은 것은 협업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뉴진스가 지난 3일(현지 시각)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시카고 그랜드파크에서 열린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공연했다. ⓒ어도어 제공

"친근한 자연스러움과 '과감한 전략' 통했다"

뉴진스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으로는 음악의 차별화가 꼽힌다. 블랙핑크의 성공 이후, K팝 걸그룹은 '걸크러시'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당당함과 강렬함을 콘셉트로 지향해왔다. 서로 비슷한 콘셉트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지닌 다른 K팝 걸그룹과 달리, 뉴진스는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 스타일의 곡들로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 앨범은 90년대 인기였던 영국 전자 음악 장르인 UK 개라지, 미국 뉴저지의 클럽가를 강타했던 저지 클럽 장르 등으로 차별화를 뒀다.

그동안 K팝 그룹들은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서사를 만들어왔다. 반면 뉴진스는 인위적으로 콘셉트를 만들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멤버들도 뉴진스만의 차별점으로 '친근함'과 '다양함', 경계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꼽은 바 있다.

활동 방식에서도 기존 'K팝 공식'을 깼다. 데뷔 당시에도 티저 콘텐츠 없이 8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인 뉴진스는 '겟 업'을 통해서도 각 트랙의 정서를 구현한 뮤직비디오 6편을 선보이며 '보는 음악'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각인됐다. 어도어는 "뉴진스는 기존 K팝 형식에서 벗어나 친근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며 "트리플 타이틀 곡에 '수록곡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이라는 과감한 전략도 통했다"고 흥행 요인을 짚었다.

특히 《ETA》 뮤직비디오는 글로벌 기업 애플과 협업해 촬영된 것으로, 촬영에는 실제로 아이폰 14프로 모델이 활용됐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TV방송의 광고로 활용되면서 뉴진스와 뉴진스의 음악을 세계적으로 한 번 더 알리는 계기가 됐다.

뉴진스 팝업 스토어인 라인 프렌즈 홍대·강남점과 홍대점을 찾은 뉴진스 ⓒIPX 제공

어도어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 그 이상의 가치 창출"

어도어는 "파워퍼프걸·애플·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 손잡은 것은 협업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고도 언급했다. 코카콜라송을 뉴진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제로》는 CM송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내 음원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와는 '버니랜드' 캠페인을 통해 협업했다. 레트로 게임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 버니랜드 팝업은 서울 종로구의 낙원악기상가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운영됐고, 미국 시카고 롤라팔루자에서도 오픈돼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미국 카툰 네트워크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파워퍼프걸과 협업한 《뉴진스》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이 파워퍼프걸 버전의 캐릭터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 당시 카툰 네트워크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화제의 애니메이션과의 협업은 뉴진스가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능했다는 평가다.

협업의 결과물은 팝업 스토어에서도 공개됐다. 뉴진스는 BT21과 TRUZ 등 아티스트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노하우를 보유한 IPX와 손을 잡고 서울 강남과 홍대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카툰 네트워크와 협업한 파워퍼프걸을 활용해 공간을 구성하거나, 미니 2집을 오마주한 몽환적인 콘셉트를 연출하면서 차별점을 뒀다. 파워퍼프걸 버전의 뉴진스 IP를 활용한 포토 앨범 등 제품을 비롯해, 뉴진스의 《ASAP》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버니니 캐릭터가 팝업 스토어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뉴진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파워퍼프걸 캐릭터를 만들거나 앨범과 관련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팬들의 경험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팝업스토어에서도 취향대로 디자인할 수 있는 제품 등을 통해 팬들의 참여를 이끌며 뉴진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앞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고, 해외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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