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본 갈 수 있겠다" 기자들 앞에서 농담…에인절스 단장도 욕 먹을 줄 알았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A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 쇼헤이의 부상에 자신이 비난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구단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제 일본에 갈 수 있겠다"며 농담을 했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오타니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 등판했다가 1⅓이닝만 던지고 조기강판됐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돼 남은 시즌은 투수로 나서지 않게 됐다. 소속 팀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 유력한 가운데, 구단과 오타니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미나시안 단장이 오타니의 부상을 미리 막지 못했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오타니가 검사를 거부했다"고 발언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오타니는 앞서 지난 4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손가락 경련 문제로 4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런데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0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했다. 이후 팔 피로를 사유로 공을 던지지 않다가 24일 복귀했는데 사고가 났다.
미나시안 단장은 27일 이 과정에 대해 해명했다. 미나시안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에인절스 구단은 4일 경기 후 오타니 쪽에 검진을 권유했는데, 에이전시 쪽에서 이를 거부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검사를 권유했으나 오타니와 에이전트가 거부했다. 이해한다. 손가락 경련 정도로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MRI 촬영은 (24일)부상 뒤가 처음이었다. 올해 초에도 오타니와 에이전시가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이번 팔꿈치 부상 전부터 MRI 촬영을 거부했다, 즉 선수 쪽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미나시안 단장은 이를 의식한 듯 "나와 오타니는 3년 동안 함께한 사이다. 우리의 방식으로 오타니와 3년 동안 좋은 시즌을 보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상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투명한 정보 공개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책임 회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구단은 검사를 원했으나 선수가 원하지 않았다'는 뜻이 담긴 발언에 팬들은 둘 사이의 작별을 직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8일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와 에이전시가 검진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화를 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미나시안은 그 유쾌한 얼굴 뒤에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자회견의 목적은 분명했다. 에인절스는 야구에서 가장 소중한 스타를 다치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카메라가 내려가고 마이크가 꺼지자 미나시안 단장은 반쯤은 웃는 얼굴로 '이제 일본에 갈 수 있겠다'고 농담했다"고 덧붙였다. 구단 책임이 아니니 일본에 방문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이에 대해 "(미나시안 단장은)만약 일본에 가면 차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에서도 비슷한 시선을 보냈다. 폭스스포츠는 "궁지에 몰린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부상에 대한 구단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썼다.
부상 당일에도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부상을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 제1경기에 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는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어진 타석에서는 홈런까지 쳤다. 오른팔 피로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것이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런데 오타니는 2회 투구 도중 갑자기 문제가 있는 듯 벤치를 바라봤다. 에인절스는 투수교체를 결정했다.
오타니는 이어진 더블헤더 제2경기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교체 없이 마쳤다. 부상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사태가 심각했다. 나중에 드러난 교체 사유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이었다. 오타니는 잔여 시즌에 투수로 등판하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뛰게 됐다. 미나시안 단장은 "출전 여부는 오타니의 결정"이라며 "우리는 그를 지지한다"며 다시 한 번 오타니의 의중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화, 뇌종양 투병 '충격 근황'…"항암치료 거부, 나답게 살다 갈 것" - SPOTV NEWS
- '차박' 데니안 "살면서 꼭 지켜야 할 것=가족과 god" - SPOTV NEWS
- 서정희 "故서세원 사망 전 수십통 전화"…서동주 "충격받았다"('동치미') - SPOTV NEWS
- 강풀 "'무빙' 망하면 디즈니+ 망한다는 부담…n배속 안되는 조력자"[인터뷰③] - SPOTV NEWS
- 고우림, '국민 사위' 될 만하네…"♥김연아 얻기 위해 친구도 다 끊었다"('미우새') - SPOTV NEWS
- 허진 "갑질 퇴출→35년 공백기에 잔고 700원"…강부자도 "지X 맞았다" 폭로('마이웨이')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