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베이스, 국내 아파트 97% 3D로 재현
가구배치 등 미리 시뮬레이션
신세계까사·에이스침대 등
굴지의 대기업 고객사로 확보
개인고객 직접 서비스도 추진
日·싱가포르 등 진출 잰걸음
태블릿PC로 사이트에 접속해 아파트 주소를 입력한다. 단 2초 만에 해당 아파트 2차원(2D) 도면이 3차원(3D) 모델로 자동 전환된다. 이 가상공간에서 침대와 소파, 바닥재 등 실제와 동일한 사이즈의 가구와 건자재를 원하는 대로 배치해 볼 수 있다. 마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과 흡사하다. 3D 인테리어 플랫폼 업체 어반베이스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로 고객은 실제에 가까운 인테리어를 미리 경험하고 마음에 드는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사진)는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인테리어를 바꿀 때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개인화된 인테리어 수요가 늘고 있다"며 "어반베이스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개인화된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반베이스는 건축가 출신인 하 대표가 2014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D로 만든 도면을 단 몇 초 만에 3D로 자동 변환하는 '오토스케치' 기술을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하 대표는 "집을 3D 도면으로 꾸며 보면서 인테리어 공사 이후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며 "기존에는 건축디자이너가 3일 동안 수작업해야 완성하던 것을 이제는 인공지능(AI)이 2초 만에 완성해준다"고 소개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중국, 유럽에 특허를 내는 등 기술력을 앞세워 창업 후 8년 만에 누적 투자액 250억원을 달성했다. 신세계까사, LG전자, 퍼시스그룹, 롯데하이마트, 에이스침대 등 국내 굴지의 가전·가구·인테리어 업체를 고개사로 확보했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이케아'라 불리는 니토리와 광고 대기업 덴쓰, 일본 3위 가구 브랜드 시마추 등도 최근 어반베이스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AI와 증강현실(AR)로 실내 공간을 분석해 공간에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하고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다. 어반베이스는 국내 아파트의 약 96.5%에 해당하는 9만8000여 개의 3D 도면을 구축해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도쿄를 중심으로 약 60%에 해당하는 10만2000여 개의 3D 도면을 확보했다. 하 대표는 "한 번 구축된 3D 건물 데이터는 다음 재건축 연한까지 최소 30년 이상 사용 가치가 있다"며 "최근 싱가포르에서도 3D 도면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인테리어 트렌드 변화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인테리어가 소품종 대량생산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정해진 틀에 자신의 기준을 맞춰야 했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개인화된 인테리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똑같은 제품을 얼마나 많이 찍어 내느냐가 혁신의 요체였다면, 이제는 개인 취향에 따라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며 "개인에게 꼭 맞는 공간을 기술로 제시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은 고객 맞춤 서비스와 고급 인테리어 제품에 특화된 판매 방식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동안 유명 가전·가구 회사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집중했던 어반베이스는 이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인테리어 시장은 3만여 곳의 개인사업자로 파편화돼 있어 무면허 업체의 부실 시공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큰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인테리어 직접 시공과 가구 판매 중개 등 파생 사업에도 진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 회사가 자사 서비스를 활용해 시공한 100여 건 가운데 하자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는 '좋은 물건을 값싸게' 파는 유통 업계의 코스트코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하 대표는 "코스트코가 물류 혁신과 멤버십 도입으로 어디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어반베이스도 인테리어 업계의 코스트코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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