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주호민 녹취파일, 유죄 증거로 채택되면 학교현장 신뢰 깨져"

아동학대 혐의 재판 중인 특수교사 재판부, 다음 공판서 녹음파일 재생키로

[서울=뉴시스] 주호민. (사진=뉴시스 DB) 2023.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8일 웹툰작가인 주호민 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의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과 관련해 "우리 교육청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증거능력이 없어서 유죄증거로 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약 녹취파일이 유죄증거로 채택되면 학교현장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이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SNS에 "오늘 유명 웹툰작가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사건 관련 3차 공판이 열렸다"며 "이번 사건에 선임된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도 함께 배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녹취파일이 증거로 채택되면 교사들에 대한 녹음이 횡행해질 것"이라며 "신뢰가 깨진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재차 물었다.

임 교육감은 "앞으로 공판에서도 교육청은 녹취파일이 재판에서 유죄증거로 채택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이날 수원지법에서는 주 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재판에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3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당초 동의했던 녹음파일이 위법 수집된 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 사건 녹음파일 전체를 틀어 검증하자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상황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녹음 파일 일부만 재생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하며, 상황 맥락에 비춰 아동학대 범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통상적으로 용인될 정도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회관계망서비스. (사진=SNS 갈무리) 2023.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10월30일 이 사건 녹음 파일 전체를 틀어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다.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할 방침이다.

A씨는 2022년 9월13일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주씨의 아들 B(9)군에게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같은 A씨의 발언이 B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러한 발언은 주씨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넣어둔 녹음기로 녹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무리한 신고였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일 직위해제된 해당 교사를 복직시켰다.

주 씨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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