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아올 수도"…세계 각국 발등에 불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WSJ은 세계 각국 관료나 정치인들이 현재 미국 정부나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공개 발언에 주저하지만, 물밑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가 갖는 지정학적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각국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는 사안은 글로벌 무역전쟁 가능성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고 모든 수입품에 신규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미국에 제품을 덤핑한다"며 "모두 자동으로 10%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고율관세는 보복의 악순환에 따른 무역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결속력이 강조되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유럽연합(EU)의 최대 경제국 독일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대비하지 못해 충격을 받은 만큼 이번에는 일찌감치 대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독일 연립정권은 2021년 말 출범 뒤 계속 미국을 찾아 공화당 유력자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인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핵심참모인 볼프강 슈미트 총리실장은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정기적으로 방문, 공화당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다음 달 미국 방문 때 공화당과 친밀감을 키우려고 미국 보수진영의 아성인 텍사스주에 오래 머물기로 했습니다.
각국이 글로벌 무역전쟁만큼이나 주목하는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주장해온 '안보 무임승차론'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며 동맹국들에 안보비 부담을 촉구했습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때 이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프랑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년 재선을 대비해 유럽 자체의 무기생산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우크라이나전을 양국 타협을 통해 바로 끝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은 트럼프 재선으로 안보가 급격히 불안해질 우려를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우리를 돕는 미국 정부가 있어 운이 좋았다"며 "러시아가 이기게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오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유럽 국가들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켜 러시아의 부담을 증폭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벤자민 하다드 프랑스 여당 의원은 "유럽인들은 조짐을 읽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 위한 양자합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도 거액의 안보비 분담을 압박했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에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며 주둔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WSJ은 한미일 안보협력, 미국과 한국 대통령의 친분 강화 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들여온 사안과 대비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들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우크라이나 장기전에 시달리는 러시아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군사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중국은 자국의 일부로 천명하고 있는 대만의 민주주의, 자치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약화할 가능성이 있을지, 동맹들까지 동원한 대중국 억제가 느슨해질 수 있을지 주목합니다.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전무이사는 "트럼프는 미국의 동맹들에 가치를 덜 둔다"며 "중국은 미국의 동맹이 너덜너덜해지고 대중국 압박이 약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애초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공세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때 기대를 내비쳤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공세에 동맹까지 끌어들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수 범죄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중에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5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응답자의 52% 지지를 얻어 2위 론 디샌티스(13%) 플로리다 주지사에 39%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조제행 기자 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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