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vs `반일`로 지지층 결집나선 여야… 이념대결 격화

한기호 2023. 8.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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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광주광역시가 약 48억원을 투입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에 대해 "6·25 남침 전범(戰犯) 기념 불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을 추진해 이념 논쟁이 확전 일로다.

정율성은 일제 시절 광주 출신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공산당 가입(1939년) 후 '팔로군 행진곡'(1988년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 격상) 작곡,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 작곡과 중공군 일원으로서 위문활동한 전력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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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율성 기념공원 철회를"
野 "홍범도 흉상 이전 모멸감"
28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광주광역시지부를 비롯한 광주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북한 영웅'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연합뉴스>

정부·여당이 광주광역시가 약 48억원을 투입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에 대해 "6·25 남침 전범(戰犯) 기념 불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을 추진해 이념 논쟁이 확전 일로다.

정율성은 일제 시절 광주 출신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공산당 가입(1939년) 후 '팔로군 행진곡'(1988년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 격상) 작곡,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 작곡과 중공군 일원으로서 위문활동한 전력이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인 광주시는 의열단 행적 등을 들어 정율성을 '항일독립운동가'이자 '뛰어난 음악가'라고 띄우면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꼽은 '한중우호' 인사 기념 공원인 데다 중국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며 여권의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여당은 28일에도 "침략자 기념공원을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벌써 1주일째다. 입법, 헌법소원, 감사 청구도 카드로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고, 광주 지역 보훈단체들도 이날 철회촉구 집회를 했다.

여권이 내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반(反)공산주의로 정체성 대결, 보수층 집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반일(反日)로 우회 반격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 육사 교내에 설치된 독립전쟁영웅 5인 흉상이 "철거"된다며 친일로 연계했다. 5인 흉상은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 선생을 기린 것으로, 보훈부는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방부와 대통령실 측은 독립기념관으로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논쟁의 핵심은 홍범도 장군(1868~1943년)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대적관의 핵심은 북한임을 강조하며 "(장교 육성 기관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봉오동·청산리 대첩 주역으로 알려진 홍 장군의 무장독립운동은 사실이나, '자유시 참변' 당시 행적이나 소련 공산당원 활동 등은 우리 국군과 연결되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국군의 전신은 해방 직후 미 군정이던 1946년 1월15일 창설된 '남조선국방경비대'다. 2021년 홍 장군 유해를 봉환하면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독립운동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여권에선 우당 이회영의 손자이자 윤 대통령의 '절친 아버지'이기도 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국방장관 사퇴 요구' 속에 몸을 사리는 양상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2년 홍 장군에 건국훈장을 수여한 역사도 부담요인이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각각 라디오·방송 출연에서 '과유불급'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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