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흥행 ‘연인’, 그 원동력은 ‘진짜배기’의 에너지[스경연예연구소]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7, 8월 공개되는 드라마 중 기대되는 작품’에 대한 투표에서 1위로 tvN의 ‘경이로운 소문 2’(이하 경소문)가 올랐다. 2위는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소옆경)였다.
두 편 모두 1편의 흥행 때문에 야심 차게 꺼낸 후속편이었다. ‘경소문’은 주말극으로 오후 9시20분 방송이고, ‘소옆경’은 금토극으로 오후 10시 방송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두 작품 모두 한 달이 넘는 레이스를 펼친 결과, 승자는 의외의 곳에 있었다. MBC 금토극 ‘연인’이었다.
단적으로 세 작품이 한 시간에 공개된 가장 최근의 결과인 지난 26일 집계에서 ‘연인’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으로 10.3%의 시청률을 올려 6.3%를 기록한 ‘소옆경’을 제쳤다.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이날 ‘경소문’은 케이블 유료가구 기준으로 3.9%의 시청률이었다. 케이블이라는 특성에 보정을 하더라도 ‘연인’의 기세에 미치지 못한다.
사극. 거기에 남궁민이라는 낯선 캐스팅 그리고 안은진의 등장. 이 모든 요소가 ‘연인’이 기대작이지만 흥행작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하는 부분이었다. 실제 베일을 벗겨보니 ‘연인’을 구성하는 ‘진짜’의 에너지가 나머지 기우를 뒤덮는 모습이다.
‘연인’은 ‘검은태양’을 연출했던 김성용 감독이 다시 한번 남궁민과 손을 맞잡은 작품이다. 1636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두 여자와 남자가 펼치는 비극적인 사랑과 그 시대 전란에 휘말린 민초들의 삶을 다루는 작품이다.
드라마는 1636년 병자호란 직전의 평화로운 마을 능군리에서 시작한다. ‘꼬리 아흔아홉 개 달린 여우’라 불릴 만큼 사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길채(안은진)와 길채와 묘하게 엮이는 이장현(남궁민)의 서사가 등장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퓨전사극의 로맨틱 코미디 설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3회부터 전란이 시작되자 드라마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바뀐다. 명나라를 위협하며 청을 건국한 여진족의 기세는 만주를 넘어 한반도를 거침없이 내려왔고, 묘한 감정을 채 피울 여유도 없이 주인공들은 세찬 전쟁의 혹독함에 내몰린다.
나랏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장현이 칼을 들고, 양가댁의 규수 같았던 길채가 전쟁을 통해 강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1939년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전쟁에서 청의 칼 앞에 스러져가는 민초들의 모습을 다루는 처절함,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은 1991년 방송됐던 MBC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떠올리게도 한다.
긴 프리프러덕션 기간을 보낸 드라마는 지난 연말부터 캐스팅 작업에 들어가 올 초 촬영에 돌입했다. 완성도를 위해 파트 1을 10부작 다음 달 2일까지 공개하고, 중간 제작기간을 거쳐 10월 중 두 번째 파트를 공개한다. 대부분의 장면을 야외촬영으로 진행해 전란의 생동감을 전하고 있는 것도 ‘연인’의 차별점이다.
또한 무엇보다 청의 장수들과 군사들이 중국어가 아닌 여진족의 말을 고증해 사용하고, 당시의 복색을 재현해 사실감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주조연들의 열정도 사실적인 재현에 맞춰져 흔히 청나라, 여진족하면 떠오르는 변발(머리의 가운데를 남기고 주변을 모두 삭발하는 머리)을 진짜로 전 출연자가 감행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초반 단순한 사극의 사랑 이야기로 그저 그런 이야기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미 ‘검은태양’을 통해 편집증적인 구성을 보이며 촘촘한 연출로 인상을 남긴 김성용 감독의 구성과 능글능글하면서도 입체적인 장현을 연기한 남궁민 그리고 생에 대한 강한 의지, 사랑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선보이는 길채 캐릭터를 연기한 안은진의 호연으로 기존 쓰였던 우려를 빠른 시간 안에 걷어내고 있다.
‘연인’은 전란에서 재회한 장현과 길채가 사랑으로 맺어지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시련과 사랑의 강도가 더 높아지는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극 초반 비극을 상징하는 듯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다시 상기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물론 ‘경소문’이나 ‘소옆경’ 등의 작품 역시 기대작이었지만, 다양한 이슈와 완성도 등으로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못 보여주는 사이 시청자들은 ‘연인’의 방대한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무엇이든 진짜로 대비했던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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