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밀리테크, 더 늦기 전에 준비해야
['CEO 칼럼'은 IT 보안 법률 핀테크 금융 제조업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의 CEO가 매월 1회, 각 업계와 기업 이야기 등 전문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칼럼입니다.]
밀리테크는 핀테크와 달리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용어이다. 한마디로 게임이나 SF영화에서 보던 전쟁과 전투가 디지털전환에 의해 어렵지 않게 현실화 될 수 있는 군사기술이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이미 시작됐고 머지않은 미래의 전쟁이다. 사이버전, AI전 그리고 우주전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현대전의 보검이 핵이라 하면 미래전의 보검은 밀리테크에서 나올 것이며 핵을 무력화하고 애물단지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100년 기업 노키아와 코닥이 애플의 스마트폰 하나에 주력 사업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3차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다. 군사기술 또한 혁명 수준으로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를 준비하고 대비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와는 그 격차가 생각 이상으로 심할 것이다.
핀테크의 예를 들면 예대마진 위주로 은행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지주 체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플랫폼과 서비스 위주의 핀테크 업체와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이며 변화를 못하면 아무리 큰 은행이나 금융지주라고 해도 결과는 자명하다. 아직 금산분리 등 금융관련 규제가 국내 핀테크 업체 진출의 시간을 미루어 주지만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보이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며 여기에서 밀리테크, 핀테크, 바이오테크, 에듀테크, 에그로테크 등 다양한 산업이 혁명 수준의 격동과 대변화가 예상되고 변화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모든 산업분야가 중요하겠지만 밀리테크와 핀테크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
특히 밀리테크는 안보와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갈 수 있어 그 역할과 의미가 크다. 유사 이래 군사 패권과 금융 패권을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어 왔고 선점 여부에 따라 국가 운명이 결정되어 왔다. 사이버시대에 맞도록 우리의 국력과 기술력은 준비되었고 정부의 판단과 결정만이 남았다. 시간이 기다려줄 것인가 걱정된다.
밀리테크의 성공을 위해서 다음 세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군의 갈라파고스화를 막아야 한다. 건국 초기에는 군의 기술이 민간을 앞섰지만 이제는 민간 기술이 군을 훨씬 앞서고 있다. 특히 IT 분야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김영란법 이후로 군과 민간기업은 거의 단절 수준이다. 밀리테크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재고해야 할 사항이다. 미래전은 고도의 전문기술이 필요하며 민간기업을 멀리하고는 승산이 없다. 최소한 군과 민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공신력 있는 협회 혹은 단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려되는 문제가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지 단절이 답은 아니다.
둘째, 밀리테크 예산의 획기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군이 정신력만 가지고 싸워서 이기는 시대는 지났다. 국방부는 작전과 전력에만 집중하고 기술개발과 예산은 과기부에서 지원한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도 효율적이지 않다. 현재 군이 밀리테크 발전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이 없고 향후에도 비관적이다. 국가 예산 1% 또는 국방예산 10%인 약 6조원 정도를 밀리테크를 위해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결단과 계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국토 방위를 위한 것 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한다. 밀리테크를 위한 예산은 소모성 예산이 아니며 그 이상으로 충분히 보답할 것이다.
셋째, 군이 첨단기술과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의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민간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는 소비자 역할이 아니라 신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함께 병행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 역시 군이 밀리테크 관련 자체 예산이 있어야 적극 실행과 성공이 가능하다. 현재 재래식 무기체계는 세계적 수준이며 방산 수출 역시 호황을 맞고 있으나 한쪽 날개일 뿐이다. 또 한쪽의 날개가 밀리테크이며 양 날개를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고 사이버 G2가 가능하다. 세계 방산시장 수출 규모도 향후 10년 후에 300조 시장이 된다한다. 미리 선점해야 안보와 성장이 가능하다.
현재 재래식 무기 중심의 대결 양상에는 한계점에 있고 밀리테크가 그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직 IT 강국으로서 사업 기회와 청년층 육성 기회가 많고 성공적인 밀리테크로 획기적 산업성장, 인재양성과 청년실업 해소에 커다란 동력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밀리테크는 군 전력을 실시간 미래전 체제로 전환하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고 정보화 선진국에서 지능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뿐 아니라 안보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5천년만에 하늘이 준 귀한 기회를 잃지 않도록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글 엠엘소프트 대표 이무성
이무성 (주)엠엘소프트 대표/ CEO
1995년 6월 스타트업 벤처 엠엘소프트(구 미디어랜드) 설립 이래 28년 째 한 분야만 집중해오고 있다. 단말기(endpoint)와 관련된 솔루션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인이다. 현재 국내 대표 금융사 및 공기업, 대기업, 정부부처, 군 등 보안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엠엘소프트 보안 솔루션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KACI, 회장 윤동식) 클라우드 보안분과 위원장, 한국 제로트러스트보안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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