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강풀 작가 “제작비 500억? 예산 생각말고 쓰라고”[EN:인터뷰]

박수인 2023. 8. 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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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강풀 작가가 500억 제작비설에 대해 언급했다.

강풀 작가는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무빙'(원작 각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 인터뷰에서 500억 규모의 제작비로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강풀 작가는 '무빙' 제작비가 500억이라는 설에 대해 "정확한 제작비를 잘 모른다. 고민했던 부분은, 쓰고 싶은 건 너무 많고 저지르고 싶은데 제작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제작비 생각에) 쪼그라드는 게 있더라. 박인제 감독님이 일단 쓰라고 했다. 작가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예산을 생각하면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해서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됐다. 저도 얼만지 모른다.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정확히는 모른다"고 말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작품이 된 것에 대해서는 "15세도 가능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표현에 있어서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다. 장주원(류승룡)이라는 캐릭터는 재생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그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적당히 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특히 장주원은 엄청 잘 싸우는 캐릭터가 아니다. 다치거나 애쓰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위를 낮추면 약간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여기서 만큼은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장주원의 자해 설정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강풀 작가는 "주원의 성격 자체가 쉬운 길을 찾는 사람이지 않나. 몸뚱이가 가장 튼튼했으니까 편한 방법을 찾았던 거다. 12화가 하드고어였는데 그렇게 해야 주원의 신체적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10, 11화에서 주원이 자해공갈을 치는데 쉬운 방법으로 편하게 살다가, 길에서 헤매다가 지희(곽선영)를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희가 곧 길인 것처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 변경된 부분의 이유도 짚었다. 강풀 작가는 원작에서 미현(한효주), 두식(조인성)이 첫 데이트를 하는 장소가 추어탕 집에서 남산돈까스 집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돈까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남산에서 돈까스를 먹어본 적은 없다"고 운을 떼며 "당시 안기부가 남산에 있었으니까 그렇게 한 거다. 안기부가 굉장히 중요한 곳인데 미현, 두식이 어디서 데이트를 할까 했을때 남산에서 대표적인 돈까스집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소시민 초능력자, 안기부 소재를 다룬 이유도 밝혔다. 강풀 작가는 "원작 '무빙'은 8년 전 작품이다. 작업한 걸 생각하면 거의 10년 된 작품이다. 저는 평범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타이밍'은 20년 정도 된 작품인데 '타이밍'부터 출발했다. '타이밍'은 시간 능력자에 대한 이야기니까 이번에는 신체 능력자 이야기를 해보자 해서 계속 생각했었다. 시간 능력자는 약간 관념적이지 않나. 소시민적인 히어로물은 옛날부터 있었는데 많이 이야기하다 보면 꾸며지는 게 있더라. 그래도 재미만 있다면 시대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안기부는 역사에서 사라져서 그런지 요즘에는 잘 모르더라. '무빙'을 할 때부터 근대 역사를 어느 정도 다루고 싶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역사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서 안기부를 넣게 됐다"고 말했다.

'무빙'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히어로의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강풀 작가는 "미현의 대사 중에 '신체적인 능력보다 공감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해주는 게 공감이지 않나. 하늘을 날고, 다친 후에 금방 낫고, 힘이 세고 하는 것보다 사람으로 살면 공감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착한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착한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를 그냥 좋아한다. 제가 보고싶어하는 얘기가 그런 얘기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었는데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런 얘기를 좋아한다. '26년', '이웃사람' 말고는 악역이 별로 없었는데 '무빙'에서는 착한 사람이 이기려면 악역이 있어야 하니까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악당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남은 회차의 관전포인트도 짚었다. 강풀 작가는 "7화까지는 자식들 이야기, 14화까지는 어른들 이야기가 나온다. 후반부에는 자식과 부모들이 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15화부터는 쭉 간다. 중간중간 다른 이야기도 있지만 거의 5회 분량이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후반부에도 새롭게 들어오는 캐릭터가 있다. 후반부에 1명의 인물이 더 추가된다. 빌런들과 대결에 균형이 맞지 않아서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더 추가했다"고 밝혔다.

'무빙' 이후의 계획으로는 "9월 20일에 마지막 회차들이 한꺼번에 나오는데 그때 행보가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기도 하다. 오히려 머릿속을 비우려고 하고 있다. 많은 제안들이 오는데 '내일 뭐 먹을지'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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