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민주당 1석이라도 이겨야”…與 연찬회서도 ‘수도권 위기설’

2023. 8. 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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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안철수, 수도권 인물난 지적…“준비 서둘러야”
김기현 “건강한 논쟁…계파 초월한 천하인재 모실 것”
이진복 “野의원 많은 건 사실…위기로만 보진 않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더불어민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게 나옵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됩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원래 수도권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 같이 힘든 지역이긴 하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의 인재가 부족합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어김없이 ‘수도권 위기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총선 전략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는 없었지만,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제히 수도권 선거에 대한 지도부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4선의 윤상현 의원은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연찬회장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관련 물음에 “현재의 당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내년 총선에 어느 당을 찍을 거냐, 그걸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앞서 언론과 SNS 등을 통해 꾸준히 수도권 위기설에 관한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특히 윤 의원은 “우리는 적어도 수도권에서 민주당보다는 1석이라도 더 많이 이겨야 된다”며 “(수도권 의석 수는) 현재 121석에서 내년도에 아마 128석으로 늘어날 것이다. (과반인) 65석 이상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수도권에 인적 자원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작년에 지자체 선거에서 제가 알기로 66곳 중에 우리가 44곳을 이겼다. 44곳 단체장들에 우리의 중요한 인적 자원들이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까지) 7개월 남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를 빨리 빨리 서둘러야 된다”며 “수도권이라는 데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갑에서 3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인물난’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작년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돼셨다. 그 이후에 공공기관장으로 가신 분들 많이 계시다”며 “그러다보니 지역마다 터 닦고 많이 알려진 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비어있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도부를 향해 “당 지도부가 선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 않나”라며 “그 부분들에 대해 아마도 대책을 세우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선거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경제 문제다. 그런데 지금 7월부터 급격하게 지표가 나빠지는 조짐이 보인다”며 경제·산업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내년 선거에서 아무래도 책임있는 여당이 책임질 수밖엔 없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거가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위기설은 앞서 신평 변호사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기한 ‘수도권 참패설’과 맞물리며 여권 내에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승선 불가’ 발언을 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시 이 사무총장은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함께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일각에서는 수도권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수도권에서 과반 이상 득점하며 절대적 승리를 거둔 건 15대(54석), 18대 국회(81석)뿐이기 때문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이날 연찬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위기설은) 언론이 만든 이야기다. 수도권은 언제든지 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이 정무수석은 “옛날에 MB 정부 때 한 번, 그때 흔히 이야기하는 ‘탄돌이’라고 당선된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번 딱 하고 다음에 당선이 안 돼서 쫙 빠져나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솔직히 하도 수도권에 오랫동안에 저쪽 당(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잡아서 (국민의힘 소속) 사람이 없는 것 같이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는 (당선이 될 만한) 밸류에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지, 그렇다고 출마할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언제든지 희망적으로 보는 사람이다. 꼭 그렇게 (위기라고만)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도부에서는 이날 김기현 대표가 수도권 위기설을 직접 언급하며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선거를 두고 어렵다,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하인재를 모셔야 하지 않겠나. 계파 초월할 것”이라며 “개인적 호불호도 아무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고 하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며 “주변에 좋은 분이 있으면 적극 추천해 주시면, 아주 열린 자세로 그 분들을 모시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일천배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서 자신의 승선 불가 발언이 윤상현 의원의 ‘암 덩어리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누구든 정책이나 당 운영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일반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말은 자중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한 방송에서 “국민의힘에는 큰 암 덩어리가 두세 개 있다”며 “민주당은 암을 치료하면 소생이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큰 암을 치료하기 되게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의원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최근 지도부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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