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거침없는 질주, 이정효 감독의 뚝심이 옳았다
시즌 초반 반짝할 것으로 보였던 ‘승격팀’ 광주FC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시즌 중반을 지난 시점에 기세가 오히려 더 살아나는 모습으로 보이며 승승장구 하더니, 이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는 위치로까지 올라왔다. 시즌 초반부터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있게 자신의 철학을 밀어붙인 이정효 광주 감독의 선택이 결국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광주는 지난 27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42점이 된 광주는 단숨에 3위로 수직 상승했다. K리그 최고 명문 전북 현대(승점 41점)보다도 한 계단 앞선 순위다.
사실 광주가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즌 전부터 있었다. 말 한 마디에서도 자신감이 물씬 묻어나는 이 감독의 당당한 출사표 때문이었다. 지난해 예상을 깨고 광주FC의 압도적인 K리그2 우승을 이끈 뒤 “(K리그2) 미디어데이 때 우리 팀을 무시하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했었다”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던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동계 전지훈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보란듯이 승격했는데 지금은 또 시험대라 얘기하고 강등될 것이라 걱정한다. 참 한국은 칭찬에 인색하다. 잘하면 잘한다고 해주면 된다”고 거침없는 입담을 뽐냈다.
특히 K리그2에서 보였던 공격적인 색깔을 K리그1에서도 이어가느냐는 질문에도 “우리가 울산 현대나 전북 현대 같은 팀을 상대로 지키면서 경기를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용기있게 도전해서 실패를 맛보고 거기서 해결책을 찾겠다. 강등 위기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광주는 시즌 첫 7경기에서 4승(3패)을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8경기에서 1승(3무4패)에 그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승격팀의 한계가 온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광주는 승격팀이 가장 힘들어하는 무더운 여름 들어 훨훨날기 시작했다. 6월 이후 13경기에서 6승6무1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다시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7월2일 울산전 0-1 패배 이후로는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를 질주 중이다. 6월24일 전북전에서는 2-0 승리를 거두며 무려 2247일 만에 전북전 승리를 신고하기도 했다.
이 감독이 특별한 전술적 변화를 꾀한 것도 아니다. 지금도 광주는 상위권팀이든 하위권팀이든 상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 앞으로’를 외친다. 큰 점수로 이기고 있어도 패스를 뒤로 돌리면 어김없이 이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주민규(울산)나 티아고(대전) 같은 확실한 해결사는 없지만 아사니(7골)를 필두로 엄지성(4골), 이건희, 티모(이상 3골) 등 여기저기서 득점포가 터지고 있다. 공격적으로 나서면서도 실점이 많지 않다. 광주는 28경기에서 28골만 내줘 전북(25골)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 전원이 이 감독의 주문에 맞춰 공격과 수비에 모든 힘을 쏟아낸 결과다.
이제 광주는 또 한 번의 빅매치를 앞두고 있다. 9월3일 열리는 K리그1 29라운드에서 선두 울산을 만난다. 앞선 두 번의 맞대결은 전부 광주의 패배로 끝났지만, 모두 1점차 긴박한 승부였다. 울산의 경기력이 시즌 초반에 비해 다소 떨어져 있는 만큼 광주가 승부수를 던질만 하다. 만약 울산까지 잡는다면, 광주를 향한 평가는 지금보다 더욱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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