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 위기론' 백가쟁명…김기현 "십고초려" 윤상현 "65석 이상"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수도권 압승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안철수(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의원들은 절박감을 드러내며 당 지도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광역시 중구 소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내년 총선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운명을 흥하는 쪽으로 틀 것인가 추락하는 쪽으로 틀 것인가 좌우하는 선거"라며 "더 큰 변화가 국민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을 이겨서 국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들의 적극적인 등용이 필요하다.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한다"며 "좋은 인물, 경쟁력 있는 인물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개혁을 주도한다면 취약지역, 수도권에서도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한 듯 "수도권 선거를 두고 어렵다, 아니다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며 "수도권에서 어렵지 않았던 게 한 번밖에 없지 않았나. 수도권 민심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인물을 적극 등용할 경우 수도권에서도 압승을 거둘 수 있다고 낙관론을 편 것인데,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들은 인재난을 호소했다. 윤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에 보완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당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을 찍을 거냐 그걸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대체로 민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게 나온다. 우리가 좀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일각에서 현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대체로 앞선단 근거로 수도권 위기론을 반박하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의원은 "저는 내일 당 지도부를 보완하고 보강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안을 해드리려고 한다"며 "진짜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라 현실 수도권 현장에서 만나는 유권자들, 자영업자들, 시민분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빨리 우리가 담아내도록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1996년, 2008년 이후에 우리가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수도권은 언제든지 지금까지 계속 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린 적어도 수도권에서 민주당보다는 한 석이라도 더 많이 이겨야 된다, 이게 우리의 (총선 전략) 포인트가 돼야 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이) 121석, 내년도에는 아마 128석으로 늘어날 것이다. 128석 중에 과반이 몇 석인가. 65석? 65석 이상을 이겨야 한다, 이걸 목표로 두고 우리가 당이나 정부나 혼연일체가 돼서 스스로 반성할 건 반성하고 대안이 될 건 되고 또 수도권 정서에 맞는 사람들과 정책과 전략과 메시지를 담아내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작년에 우리가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66곳 중에 44곳을 이겼다. 단체장들에 우리의 중요한 인적 자원들이 다 들어가서 인적 자원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한 지역이 있다. 정말 큰 도시인데 4~5개 선거구가 있는데 지금 보면 제대로 된 인물들이 없다고 우리 당내 컨센서스(합의)가 모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이제(총선이) 7개월 남았기 때문에 준비를 빨리빨리 서둘러야 된다. 수도권이라는 데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당이 이익집단보다는 좀 더 이념집단, 의리집단으로 태어나자, 군림하는게 아니라 서비스 정신으로 나가자는 문제의식 갖고 자극적 발언한 건데 정중하게 (김기현)대표님 만나 말씀드렸다"며 "특정인을 갖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밤 KBS2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전부 암 환자들이다. 민주당은 암이 두루두루 많이 퍼져 있지만 작은 암인 반면 국민의힘은 큰 암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1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한편 안 의원 역시 수도권 인재난을 호소했다. 그는 "작년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됐다. 공공기관장으로 가신 분들도 많이 계시다"며 "지역마다 터를 닦고 많이 알려진 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지금은 여당의 인재가 부족하다"고 했다.
또 "수도권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경제문제"라며 "기대하기로는 상저하고라고 기대했다만 상저하저가 될 가능성도 많다. 그렇게 되면 내년 선거에 책임있는 여당이 책임을 질 수밖엔 없어서 선거가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인천=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인천=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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