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류진號' 출항…길어지는 상근부회장 공석 사태, 왜?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2023. 8. 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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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협회'로 재출범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무를 총괄하는 상근부회장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론 하마평에 오른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의 취업제한 기간 문제가 인선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재계를 포함 전경련 내부에서 경제 비전문가가 상근 부회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설득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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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전경련, '한경협' 재출범했지만…상근부회장은 '공석'
류진 신임 회장 측근 김창범 전 대사 거론…재계 및 내부 반발
표면적으론 '취업제한' 논란에 지연…내부 설득 작업 진행인 것으로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협회'로 재출범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무를 총괄하는 상근부회장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론 하마평에 오른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의 취업제한 기간 문제가 인선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재계를 포함 전경련 내부에서 경제 비전문가가 상근 부회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설득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재계와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22일 임시총회에서 회원사들은 류진 신임 회장에게 상근부회장 선임 권한을 위임했다. 당시 임시총회에서 전경련은 단체명을 바꾸는 동시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통상 전경련 회장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선임되는 상근부회장은 조직의 실무를 총괄한다. 하마평에 오른 김 전 대사는 류 회장과 서울대 영문과 78학번 동기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주벨기에 EU 대사 등을 거쳤지만 경제 분야 전문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이 '경제 싱크탱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터라 실무 작업을 이끄는 자리에 경제 영역 비전문가인 외교관 출신 인사가 와서 과연 조직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출범식 전부터 이어졌다. 

표면적으론 일단 김 전 대사의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기간 문제 때문에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 지난 2020년 9월 퇴임한 김 전 대사는 퇴직 3년 후인 다음달이 지나야 취업제한 기간이 풀린다는 설명이다.

류 회장 역시 당시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부회장을 뽑았는데 (다음달 중) 정관개정에 대한 산업부의 승인 후 부회장단을 한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부회장이 정식으로 인선된 게 아니라서 김 전 대사의 취업제한 문제 등에 대해 따로 파악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취업제한 기간 문제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협'이 경제 전문 싱크탱크를 표방한 마당에, 류 회장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제 비전문가인 김 전 대사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재계를 비롯 전경련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대사 하마평이 나온 후에 전경련 내부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있다고 들었다"며 "류 신임 회장이 따로 내부 설득을 위해 시간을 버는 차원의 명분으로 취업제한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로 지목된 전경련은 정권 실세들과 재벌들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사실상 해체 수준까지 몰렸다. 

이후 수사가 이어지면서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들이 차례로 전경련을 탈퇴한 바 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병준 전 위원장이 지난 2월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으로 오면서 혁신안을 마련했지만,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윤리위원회 청사진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정경유착 문제로 4대 그룹들이 수사와 재판 등 온갖 시련을 겪어서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징적인 자리인 회장은 몰라도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경제 비전문가가 오는 건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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