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사진작가·전시기획자 새 행보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3. 8. 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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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인왕산에 불이 나 축구장 21개 면적이 탔다.

현실에서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던 인왕산이 불에 타자 누구보다 놀란 건 근대미술사학자인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었다.

4년 간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4월 문체부에 사표를 제출한 윤 전 관장이 미술인으로 새 행보를 공개했다.

"지난 봄 인왕산 산불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에 자작시를 육필로 담아 찬조 출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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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달밤' 그룹전에 사진 찬조 출품
키아프서울, 박생광·박래현 특별전 기획
윤범모 사진과 글 '인왕산에 불이 났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지난 4월 인왕산에 불이 나 축구장 21개 면적이 탔다. 서울에서 난 산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불은 25시간 만 이틀만에 모두 꺼졌다. 산세가 험하고 표면이 대부분 돌로 이뤄진 인왕산의 특성상 잔불 정리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왕산은 미술계에서 근대 미술의 상징같은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진경산수화 거장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덕분이다. 이 그림은 2021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이건희 컬렉션' 최고 걸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1761년 75세 정선이 인왕산 구석구석을 자신감 있는 필치로 담아낸 역작으로 장맛비가 그친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모습이 담겼다.

현실에서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던 인왕산이 불에 타자 누구보다 놀란 건 근대미술사학자인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었다. "큰일 났다"며 인왕산으로 뛰어간 그는 산불 현장을 지켜보며 애가 탔다. 헬기가 쉬지 않고 물을 퍼 날라도 좀처럼 가라않지 않고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흰 연기를 보며 안타까움에 카메라를 들었다.

[서울=뉴시스]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백수 되어 별일 다 해보고 있습니다."

4년 간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4월 문체부에 사표를 제출한 윤 전 관장이 미술인으로 새 행보를 공개했다.

오는 9월1일 갤러리내일에서 개막하는 그룹전 '인왕산 달밤' 전시에 참여한다. "지난 봄 인왕산 산불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에 자작시를 육필로 담아 찬조 출품한다"고 했다. 이 전시에는 민정기, 서용선, 강병인 등 17명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윤 전 관장은 미술평론가로서 전시 기획 활동도 재개한다. 오는 9월6일 '프리즈 서울'과 동시에 개최하는 '키아프 서울'에서 마련한 특별전 '그대로의 색깔 고향'을 기획했다. 전통 한국화의 대가인 박생광과 우향 박래현의 작품을 선보여 한국 전통 채색화의 우수성을 드러낼 방침이다. 특별전 총괄기획자로 나선 윤범모 전 관장은 "채색화의 영광을 재현해 보고자 새롭게 마련한 특별전"이라며 "채색 중심 우리 전통회와의 영광을 재음미하고자 하는 염원의 발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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