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해하겠다” 흉기 소동 벌인 30대 남성 구속영장 기각

주말 저녁 서울 은평구 구산역 인근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자해하겠다”며 양손에 흉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한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 됐다.

주말 저녁 주택가 한복판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운 30대 정모씨가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정모(3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이 열렸다. 정인재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오후 4시쯤 정씨에 대한 “영장청구를 기각한다”며 “도주 우려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의사실 증거가 수사기관에 의해 확보돼 있고, 범죄 중대성 인정되나 범행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결정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지난 26일 은평구 구산역 인근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흉기를 든 채 “자해하겠다”며 오후 7시 26분부터 10시쯤까지 소동을 벌여, 인근 경찰서 강력팀과 특공대 등 48명이 투입돼 설득한 끝에 제압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자해를 막기 위해 테이저건을 사용하지 않았고, 대화에 응하고 있는 정씨가 치킨과 소주를 요구해 상호신뢰관계 형성을 위해 이를 제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 검거 당시 흉기를 8개 소지하고 있던 사실에 대해 “전직 요리사일 때 썼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은평경찰서는 지난 27일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경찰이 너무 많이 와서 겁에 질렸었다” “더 이상 안 할 것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정씨를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