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 지인에 '위증 교사'…창원지검, 위증·무고사범 21명 기소

지난 1월부터 8개월 간 위증 16명·무고 5명 기소

창원지방검찰청 ⓒ News1 윤일지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검찰이 법정에서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고, 죄 없는 피해자가 처벌받게 될 위험을 초래하는 위증·무고사범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창원지검은 지난 1월부터 8개월 동안 사법질서 방해 사범에 대한 수사를 벌여 위증사범 16명, 무고사범 5명 등 총 21명을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위증·무고 등 사범질서 방해범죄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해 진범은 처벌을 피하고 죄가 없는 피해자가 억울하게 처벌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해 형사사법 질서의 신뢰를 훼손시키는 중대 범죄다.

위증 주요 사례로는 경남지역 폭력조직 조직원이 조직원들과 함께 피해자 1명을 집단 구타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축소시키기 위해 목격자 3명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목격자 3명은 조직원들에게 보복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 법정에서 위증했다가 검찰이 증거인멸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위증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전 여자친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피해자 지인 A씨에게 돈을 주고 위증을 교사한 사례도 있었다.

A씨는 선금 100만원과 함께 무죄 선고시 돈을 추가로 받기로 약속하고 법정에서 ‘피해자가 과거에도 성범죄로 허위 고소해 합의금을 받아내려 했었다’는 취지의 위증으로 2차 가해도 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위증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무고 사례로는 별거 중이던 아내에게 이혼 소송을 당하자 아내가 흉기로 찔렀다며 특수상해죄로 허위 고소한 남성이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이혼 소송 제기 3일 만에 9개월 전에 입은 피해를 고소한 점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에 착수해 이 남성의 무고 혐의를 밝혀냈다.

남자친구와 말다툼 중 화가 나 ‘남자친구에게 폭행·흉기 협박을 당했다’는 취지로 허위 신고한 여성의 무고 혐의를 적발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무고에 엄정 대응해 진실을 가릴 수 있다는 헛된 의도는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따른다는 경종을 울리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