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숨고르기'…원·달러 '눈치보기' 장세 전망
잭슨홀 무난 vs 美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대외 변수에 1300~1350원 등락 전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잭슨홀 미팅 직후 환율이 일단 '숨고르기'에 나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이 예상보다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였다는 평가에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서로 엇갈리면서다.
향후 미국의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경기 지표 발표와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약세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처에 따라 원·달러가 한동안 1300~1350원에서 등락하며 '눈치보기'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전거래일 대비 1.80원 떨어진 132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2원 떨어진 1324.0원에 거래에 나선 원·달러는 장중 내내 132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다 장을 종료했다.
앞서 원·달러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한 달 새 80원 가량 치솟다가 지난 24일에는 하루 만에 17.1원 급락하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5일(현지시각) 파월 의장은 연설을 통해 "적절한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됐고,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인 수준에서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주로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신중하게(carefully) (통화정책을) 진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연준이 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의 9월 인상 가능성은 19.5%였지만 11월까지 인상은 0.25%포인트가 46.7%, 0.50%포인트가 8.7%로 둘을 합치면 50%를 넘게 됐다.
기존에는 11월 인상 가능성이 50%가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금리 방향성이 불확실해지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 발표와 위안화 및 엔화 등의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가 등락하며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31일에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되고 다음달 1일에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거나 미국의 경제 지표가 견조할 경우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설이 탄력을 받게 된다.
위안화와 엔화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의 시장개입 노력 등으로 달러·위안 환율이 7.29위안대에서 등락 중이지만 중국의 경우 부동산 사태에 따른 리스크가 높아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원화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데 다 규제가 많은 위안화 대신 사고 파는 경우가 잦아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라 불린다. 원화와 위안화가 동조 현상을 보일 때가 많다는 얘기다.
엔화 약세도 변수다. 일본은행 총재가 물가가 목표치 2%보다 낮다며 완화 정책 유지를 시사하자 달러·엔은 146대로 올라선 상태다. 추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도 원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주 원·달러 예상 범위를 1305~1345원으로 제시했고 하이투자증권은 1300~1350원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이벤트 마무리 속에 9월 중 발표될 고용 및 소비자물가 발표 이전까지 달러는 숨고르기 국면을 보이며 달러화는 국채 금리 변동에 따라 연동하는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 리스크와 더불어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과 위안화 추이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 결과가 양호하고,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의 강세는 제한적이지만 약세 시점은 늦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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