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기초소재 리튬 공급과잉···전기차 값은 안 떨어진다?
리튬 가격이 2028년까지 내려갈 거란 전망이 나왔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필수 광물로 ‘하얀 석유’라고도 불린다.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고, 2022년 초에는 가격이 급등한 바도 있다.
다만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더라도 전기차 가격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이 재고를 확보해두는 전략을 쓰고 있고, 완성차 회사들은 차량 가격을 자주 바꾸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28일 발표한 ‘배터리 리튬금속 보고서(2030)’는 리튬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다가 2028년 이후에 다시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의 필수 부품이다. 배터리는 LFP, 삼원계 등 다양하게 분류되지만 모두 통칭해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불린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에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리튬 가격은 최근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2년 초에 공급 부족 사태가 터지면서 톤당 58만 위안(약 1억530만원)까지 치솟았다. 2022년 말부터 가격이 하락하기 올해 초에는 16만 위안(약 29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사이에 3~4배의 가격 차이를 나타냈다. 전기차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 19로 공급망이 약해지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그렇게 급등했던 가격은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2022년 말부터 종료하면서 급락했다. 수요 부족을 겪은 배터리 업체들이 재고를 미리 확보해둔 것도 영향을 줬다.
SNE리서치는 리튬의 공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신규 리튬 광산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이 계속 늘어나 2028년에는 리튬 가격이 t당 13만 위안(약 2360만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SNE리서치는 세계 광산 업체들의 리튬 생산량이 2023년 95만t에서 2030년 333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는 2023년 79만t에서 2030년 253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 2030년 공급 물량 79만t 정도가 초과된다. 소비와 수요가 함께 늘지만 공급이 더 커져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리튬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소비자가 접하게 되는 전기차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체들은 ‘판매가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판매 가격도 올리고, 내리면 함께 내리는 식이다. 다만 최종 완성품인 전기차는 한 번 가격이 결정되면 조정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테슬라가 가격을 자주 바꾸고 있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바꾸는 편이다. 이 때문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 계약 기간을 길게 잡고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둔 상태”라면서 “리튬 가격 변동으로 배터리 가격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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