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적설까지 나온 일류첸코, 절묘한 타이밍서 부활포…황의조 떠난 자리, 진짜 주인공 [SS포커스]

김용일 2023. 8.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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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가 바짝 올라왔다. 큰일 내지 않을까."

안익수 감독이 물러난 뒤 '임시 수장직'을 맡은 김진규 FC서울 대행은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였던 27일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일류첸코를 최전방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김 대행은 최근 평가전에서 일류첸코의 태도를 본 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날 미팅하고 '지금처럼 준비하면 선발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며 독기가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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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일류첸코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독기가 바짝 올라왔다. 큰일 내지 않을까.”

안익수 감독이 물러난 뒤 ‘임시 수장직’을 맡은 김진규 FC서울 대행은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였던 27일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일류첸코를 최전방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그가 선발진에 가세한 건 지난달 8일 전북 현대전(서울 1-2 패) 이후 정확히 50일 만이다. 김 대행은 최근 평가전에서 일류첸코의 태도를 본 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날 미팅하고 ‘지금처럼 준비하면 선발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며 독기가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일류첸코는 킥오프 호루라기가 울린 뒤 먹잇감을 노리는 사자처럼 울산을 거세게 압박했다. 그리고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해냈다. 동료 기성용의 슛이 울산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앞으로 흘렀는데, 노련하게 오른 허벅지로 공을 제어한 뒤 논스톱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리그 3호 골이다.

그는 전반에 득점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온 몸을 던졌다. 볼 차단 1회, 획득 3회를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경기 체력이다. 지난 상반기 안 감독 체제에서 주력 요원에 들지 못한 그는 들쭉날쭉한 경기 출전으로 90분을 균형 있게 소화할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전반에 의욕이 넘쳐 다소 ‘오버페이스’ 경향이 짙었다.



김 대행은 이날 전략적으로 좌,우 윙어 선발로 나선 임상협과 김진야를 전반 45분만 소화하게 하고 후반 윌리안, 나상호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후반 시작과 함께 일류첸코도 벤치로 불러들였다. 김 대행은 “일류첸코가 예상대로 일을 냈는데, 전반에 너무 힘을 썼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서 교체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류첸코의 부활포는 서울이 이날 얻은 값진 수확 중 하나다. 상반기 서울은 안 감독 체제에서 ‘6개월 임대생’ 황의조(노팅엄 포리스트)가 붙박이 원톱으로 뛰었다. 다만 우려 요소가 컸다. 황의조가 좋은 활약을 펼쳐도 올여름 원소속팀으로 복귀하면 서울엔 ‘전력 마이너스’가 되리라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서울은 황의조가 지난 6월 경기를 끝으로 떠난 뒤 전방 득점력이 떨어졌고, 연계 플레이도 수월하지 않았다. 그사이 김신진이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으나 서울이 원하는 수준엔 모자랐다. 일각에서는 상반기부터 황의조 공백을 대비, 지난해 최전방을 책임진 일류첸코에게 어느 정도 꾸준한 출전 시간을 줘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그는 6월까지 10경기를 뛰었는데, 선발로 뛴 건 5회였고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낸 일류첸코는 지난 여름 타 팀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행 체제에서 그는 반전의 디딤돌을 놨다. 다음 경기는 오는 9월2일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 원정 경기다.

서울은 울산과 2-2로 비겨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5위(승점 40)에 매겨져 있다. 파이널B에 해당하는 7위 대구FC(승점 38)와 승점 2 차이에 불과하다. 수원과 라이벌전에서 분위기 반전과 더불어 김 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일류첸코의 한 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경기다. 그가 수원을 상대로도 제 가치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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