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지우고 원가절감 해결사로...갤S24에 엑시노스 부활한다
업계최다 10개 코어로 발열·동시작업 고성능 평가
4% 쪼그라든 AP점유율 높이고 원가 경쟁력 도움
한동안 스마트 두뇌 전쟁에서 위축됐던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모바일 사업부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400을 갤럭시S24의 국내와 유럽향 제품 등 글로벌 시장에 높은 비율로 탑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는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 드래건8 3세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의 두뇌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엑시노스와 퀄컴의 제품을 지역에 따라 구분해서 병행 탑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지난 2년간 ‘엑시노스’는 아픈 손가락이 됐다. 갤럭시S22에 탑재했던 엑시노스2200에서 발열 문제가 생겼고 이를 강제 제어하기 위한 GOS(게임최적화서비스)로 인해 성능 저하 논란이 생겼다. 이에 올해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엑시노스를 제외하고 미국 퀄컴의 ‘스냅 드래건8 2세대’ 칩을 전량 탑재했다.
특히 멀티코어 부문에서 동급 경쟁 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스냅 드래건8 3세대보다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다. 멀티코어 성능이 뛰어나면 복수 기능의 동시 작업이 원활해지고 발열도 적다.
이를 위해 엑시노스2400은 10개의 CPU 코어가 들어간 데카코어를 탑재했다. 반면 스냅드래곤8 3세대는 8개의 CPU 코어가 들어가는 옥타코어 형태다.
또 엑시노스 2400 그래픽코어(GPU)는 AMD와 협력해 전작보다 처리 속도를 배 이상 끌어 올린 이클립스 940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파운드리의 지원도 엑시노스의 부활을 이끄는 요인이다. 엑시노스2400은 삼성파운드리 4nm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4nm 수율은 최근 75% 까지 급격하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TSMC와 대등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의 갤럭시 시리즈 재투입으로 위축된 AP 시장 내 입지를 다시 넓힌다는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로 전 분기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4%대의 점유율은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점유율이 하락하며 선두 업체와 격차도 커졌다. 1위 대만 미디어텍은 3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위 퀄컴의 경우 갤럭시S 시리즈 독점 효과로 지난해 1분기 19%에서 올해 1분기 28%로 점유율이 9%포인트 증가했다.
엑시노스의 재투입은 삼성전자의 AP 구매 비용 지출도 줄여주면서 갤럭시S24 원가 경쟁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올 상반기 모바일 AP 구매액은 5조7457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DX부문의 전체 원재료 구매액(32조4846억원) 중 모바일 AP의 비중은 17.7%에 달했다.
하지만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를 투입할 경우 AP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퀄컴과의 가격 협상에서도 전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유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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