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檢에서 조사 받겠다던 이재명, 9월 셋째 주에 출석하나

검찰은 다시 9월 4일로 재통보…힘겨루기 본격화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가 의원들과 옥수수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이재명 대표가 9월 정기 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회의가 잡혀있지 않은 9월 셋째 주에 출석하겠다는 의미로 검찰과 힘겨루기가 심화하고 있다. 검찰도 이 대표에게 다음달 4일 출석하라며 맞불을 놨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당당하게 소환에 응하겠다며 비회기 중 영장 청구가 가능하도록 소환 조사 일정에 협조했으나 수원지검은 각종 핑계를 대며 자신들이 제안한 30일 이전의 조사는 모두 거부했다"면서 "검찰이 끝내 비회기 기간의 영장 청구를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검찰의 행태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을 물타기 하고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로 야당의 분열을 유도하겠다는 시커먼 야욕의 발로"라면서 "이 대표에 대한 무도한 소환조사 방침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무도한 정권의 칼날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폭압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가 조사에 응하겠다고 한 날짜(지난 24일, 26일 등)를 거부하면서 30일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자 새 날짜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맞대응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당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8일과 29일은 정기국회 전 워크숍이 있고, 30일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목포에서 개최할 예정이어서 시간이 없고, 그 다음 날인 31일에도 원래 이날(28일)에 했어야 하는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일정이 잡혀있어 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그래서 검찰이 30일을 언급했지만 실질적으로 여러 현안이 많아 이전에 검찰 조사가 다 됐다고 했으니 26일에 조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검찰이 거부한 것"이라며 "1일에 정기국회가 열리고 2주차는 대정부질문이 열리고 4주차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으니 11일이 포함된 2주차에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당이 소환날짜를 쇼핑하듯 고르는 것은 특권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여당은 검찰의 대변인이냐"면서 "여당의 역할이 검찰 입장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검찰 일정에 맞춰서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 일정에 다 맞추냐"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영장 청구가 늦어질수록 이 대표와 민주당에게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율은 검찰과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만일 민주당이 통보를 해 검찰이 말을 듣게 하는 것이라면 검찰이 민주당의 통보를 받아들일 때 오히려 정치검찰이 되는 역설이 생긴다"면서 "또 비회기 때 구속 영장을 신청하라고 하고 조사는 늦게 받겠다는 것으로, 조사가 늦어지면 총선을 앞두고 체포동의안 찬반 여부로 내부 갈등이 표출되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이 대표에게 다음달 4일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했다. 수원지검은 28일 "대북송금 뇌물 사건과 관련해, 수사 및 재판 일정을 고려해 지난 23일 1주일 여유를 두고 이재명 대표 측에 30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국회 비회기 중임에도 출석을 거부하고 9월 11~15일 중 출석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라며 "이에 따라 수원지검은 오늘(28일) 이재명 대표 변호인을 통해 9월 4일 출석을 유선과 서면으로 재차 요구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