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시장 뛰어든 LG전자…“올해 교육업체와 손잡고 B2B 키우고 북미도 진출”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8. 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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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CIC 슬립웨이브컴퍼니
마음건강 챙겨주는 ‘브리즈’ 개발
뇌파 활용해 스트레스 줄이고
수면장애 겪는 사람에게 도움
연말 미국 시장에도 진출 계획
교육업체와 손잡고 B2B도 공략
노승표 LG전자 사내독립기업 슬립웨이브컴퍼니 대표가 최근 개발한 ‘브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이충우기자]
“귓 속에서 뇌파를 재서 수면을 돕는 제품은 브리즈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연말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뇌파를 활용해 스트레스나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을 도와주는 전자제품 ‘브리즈’를 LG전자가 새로 내놨다. 가전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슬립테크(잠+기술)’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브리즈를 개발한 주인공은 LG전자 사내독립기업(CIC) 슬립웨이브컴퍼니.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노승표 슬립웨이브컴퍼니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브리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 내 별도 기업인 CIC는 기획부터 재무, 인사, 총무 등이 독립돼있어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자유롭다.

브리즈의 탄생은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만 매년 70만명 넘는 사람들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는다.

노 대표와 동료들 역시 이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노 대표는 “중요한 일이 있거나 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았다”며 “결국 긴장을 풀려면 뇌를 안정화해야 하겠다는 결론이 나서 뇌파를 측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중에 수면을 도와주는 제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외부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잠이 들도록 주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주는 식이다. 슬립웨이브컴퍼니는 관점의 전환을 시도했다. 잠이 들게 만드는 ‘뇌’에 집중한 것이다. 그렇게 2년 넘는 오랜 연구 끝에 뇌파를 측정하고 좌뇌와 우뇌에 적절한 뇌파를 유도하는 브리즈를 개발했다.

LG전자가 새로 내놓은 브리즈 <LG전자>
브리즈는 이어버드 형태 제품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성된다. 귓바퀴에 딱 맞게 꽂아 뇌파를 측정해야 하는 탓에 알맞은 크기와 모양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1000명 넘는 사람의 귀를 거쳐 지금의 브리즈가 탄생했다. 앱에는 뇌파를 조절해주는 다양한 소리와 호흡 가이드가 담겨있다.

출시된 지 약 45일 된 브리즈는 현재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노 대표는 “차곡차곡 목표 판매량을 맞춰나가고 있다”며 “내년에는 판매량이 올해 대비 약 30~4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교육업체 등과 손잡고 브리즈를 기업간거래(B2B) 시장에도 판매한다. 뇌파를 활용하면 잠에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역으로 깨게 할 수도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뇌파를 이용해 졸음을 없애거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임상 평가를 하고 있다. 교육업체 강의를 들으면 패키지 상품으로 브리즈를 구매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LG전자는 브리즈를 슬립테크 가전제품 시장에서 ‘강자’로 키울 계획이다. 노 대표는 “고객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사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미 시장 출시도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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