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첫 승' 없는 클린스만 감독 "이강인 부상 이탈…9월 대표팀 경기 운영 곤란"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강인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겨 곤란이 예상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 (클린스만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 부상 이탈에 아쉬워했다. 9월 평가전에 핵심 선수로 점찍었지만, 이강인이 빠져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길 거라고 말했다. 현재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서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9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25인을 발표했다. 명단 발표를 앞두고 기자회견은 없었고, 멘트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 부상은 A매치 준비에서 가장 큰 변수다. 특히 이강인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겨 곤란이 예상된다. 이강인이 조속히 회복돼 파리 생제르맹에 빠르게 적응하고 정상 컨디션으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올해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리그앙을 넘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를 노리는 팀이다. 지난 시즌까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등 세계 최고 선수들로 유럽 대권을 도전했다.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팀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빨리 파리 생제르맹과 모험을 하고 싶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가능한 많은 우승을 하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른쪽, 왼쪽 윙어를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다. 볼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아는 선수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고,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파리 생제르맹 역사상 첫 번째 한국이라는 게 영광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파리 생제르맹을 대표해서 뛰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강인은 팀 동료들과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을 했다. 팀 훈련에 참가했던 네이마르도 이강인과 미소를 띄며 즐겁게 훈련을 이어갔다. A매치 이후에 추가로 휴식을 받았던 음바페 등 나머지 선수까지 합류해 본격적인 팀 훈련을 했다.
프랑스 파리 캠퍼스 PSG에서 열린 르아브르(프랑스)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출전했다. 오른쪽 공격수로 뛰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였다. 등번호 19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뤼카 에르난데스,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도 함께 나섰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거쳐 공격 작업을 이어갔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번뜩이는 패스를 보였다. 측면에서 풀백 자원들과 호흡도 좋았고, 유려한 패스 플레이를 주고 받았다. 공간으로 찔러 넣는 패스와 탈압박도 마요르카에서 보였던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에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이강인은 전반 43분 갑자기 허벅지 부여잡았다. 파리 생제르맹 역습 과정에서 전력질주를 하다가 과부하가 걸렸는지 불편한 모습이었고, 벤치로 들어갔다.
프랑스 매체 랑스 풋메르카토도 "이강인이 부상을 당했다. 파리 생제르맹 신입생 이강인은 르아브르전에서 매우 잘 뛰었지만, 결국 일찍 경기를 마쳤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하프타임 직전에 경기장을 떠났다. 이제 부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알렸다.
일본 프리시즌 투어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향후 더 큰 부상 방지를 위한 예방 차원에서 훈련에 빠진 거로 보인다. 실제로 알 나스르, 세레소 오사카, 인터밀란전에서 네이마르와 함께 벤치에서 대기했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열렸던 프리시즌 경기에는 출전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은 분명히 출전한다"라고 알렸다. 선발로 뛰진 못했지만, 후반전 몸을 풀고 교체로 투입해 최전방에서 가볍게 뛰는 모습이었다.
이후 부상 회복에 총력을 다하며 개막전에 몸 상태를 맞췄다. 프리시즌에 부상으로 100%가 아니었지만, 개막전에서는 가벼운 몸 놀림이었다. 전반 12분에 날카로운 킬러 패스로 파리 생제르맹 홈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과감한 슈팅도 시도했지만 로리앙 수비망에 걸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로 82분 동안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패스 성공률은 86%였고, 볼 터치는 58번이었다. '풋몹' 등 유럽축구통계업체들은 이강인에게 높은 점수를 매기면서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다소 답답했던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서 유일하게 빛난 자원이었다.
프랑스 리그앙도 이강인에게 엄지를 세웠다. 해당 경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하면서 "이강인은 리오넬 메시가 뛰었던 공간을 훌륭하게 즐겼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이강인 경기력에 만족했을 것이다. 하무스는 아센시오 등과 함께 이강인의 공격 지원을 받으면서 뛰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이면서 활력을 불어 넣었다.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2라운드에서는 이강인이 장점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었다. 왼쪽 측면에 배치됐지만 윙백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파비앙 루이스와 호흡도 맞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초반 킬리앙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를 투입하면서 전술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발도 맞지 않았고 어색한 위치에 있었기에 평가도 좋지 않았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는 이강인에게 평점 3점을 줬다. 선발 중 유일한 최저 평점이었다. 파비앙 루이스는 4점이었다. '풋메르카토'는 "매우 활동적이었다. 역습에서 스피드를 보였다. 유려한 드리블로 상대를 흔들었지만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찍 교체 됐다"라면서 평점 5.5점을 매겼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에선 평점 7점을 받았고, '소파스코어'는 6.8점, '후스코어드닷컴'은 6.47점을 각각 받았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다음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프리시즌에 오른쪽이 아팠다면 이번에는 왼쪽이었다.
이강인은 6월 A매치에서 대표팀 공격 중심이었다. 손흥민이 스포츠 탈장 수술 이후 회복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뛰지 못했고, 이강인이 측면에서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돌아온 9월 A매치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그림을 그렸지만, 부상으로 클린스만 감독 구상이 어그러졌다.
일단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 컨디션이 불투명한 대표팀 선수들을 뽑아 의구심이 붙었다. 오현규, 황희찬, 조규성은 최근에 부상을 당했고 회복에 있다. 설령 대표팀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도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와 실전 감각을 올리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자 발탁에 "다행히 조규성과 황희찬의 경우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소집 합류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했다"라며 덤덤한 입장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에 '재택근무'로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팀 부임 당시에 "한국 문화를 빨리 배우고 싶고 상주하는 게 당연하다"는 말을 불과 몇 개월 만에 뒤집었다. 걸핏하면 미국으로 날아가 시간을 할애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패널로 출연해 손흥민, 김민재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리오넬 메시, 해리 케인 등 해외축구 이슈를 열거했다.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무·패를 예측하는 모습까지 있었다.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에는 영국 일간지 '미러'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에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뮌헨 선수 대부분이 영어를 할 수 있다. 독일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정오 전에 옥토버페스트에 입고 갈 레더호젠(독일 뮌헨 전통의상)을 들고, 맥주 몇 병과 맛있는 소시지를 먹으러 나가는 등 독일 문화를 즐긴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케인은 영국인이라 맥주를 마시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대표팀과 동떨어진 일들을 하고 있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의 설명은 그럴 듯 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관련 비판을 묻자 "고정 관념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 왜 감독이 없냐는 물음표를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더 큰 그림에서 생각한다.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와 많은 통화를 하고 있다. 각 연령별 대표팀 정보도 듣고 있다. 유럽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현대 축구 흐름, 다른 스포츠의 트렌드까지 익히고 있다. 늘 대표팀에 어떻게 접목하고 발전을 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적지 않냐는 질문에는 "3월과 6월 결과가 아쉬웠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능력 있는 코치들과 현대 축구 흐름을 파악하면서 아시안컵을 어떻게 치를지 논의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을 이미 세웠다. 9월에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하고 10월에는 베트남, 튀니지와 한다. 11월에는 2차 예선, 아시안컵으로 바쁜 일정을 보낼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에서 지는 걸 싫어한다. 이기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고 싶고 결과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K리그2, U리그, FC서울 U18 오산고 경기도 직접 관전했다. 국내 경기는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가 보고 유럽에서는 안드레아스 쾨프케,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가 점검한다. 7, 8월은 축구협회와 계약하기 전 합의한 일정들이어서 한국에서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9월이 지나면 10, 11월은 한국에 머물 것이고 아시안컵 전에 국내파 위주의 훈련도 계획 중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고민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말은 좋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일정은 한국 대표팀에 집중도가 떨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에 한국에서 팀 K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2차 예선 조 추첨 논의를 하고 미국에 왔다. 일주일 동안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정이 있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기 전에 잡혔던 일정이다. 더블린에 간 김에 토트넘 홋스퍼 개막전을 봤고, 김지수(브렌트포드)와 대화를 했다. 난 워커홀릭이다. 한국 사람들도 일에 미쳐 있지만 나도 일을 많이 한다. 국제적인 경향을 수용해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 상대팀 분석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의문부호가 많이 붙는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 일단은 결과로 보여줘야 할 차례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지휘봉을 잡았다. 3월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센트럴 손'을 꺼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득점력은 꽤 올라간 모습이었지만 전술적인 색채는 아직 미지수다.
6월에 페루와 엘 살바도르전에서 색깔없는 모습으로 들쑥날쑥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페루는 남미 복병이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엘 살바도르에 비기면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유럽 원정길도 쉽지 않다. 폼이 좋은 국내파를 제외하고 부상 회복에 전념하는 해외파를 차출했다. "이강인이 빠져 대표팀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는 말을 깔아놨기에 만약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떤 답을 할지 모든 관심이 쏠린다.
대표팀 상대는 사우디아바리아와 웨일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탈리아를 이끌고 유럽을 제패했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웨일즈도 가레스 베일 시대가 끝난 뒤에 리빌딩을 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물음표 투성이인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 절대 가벼운 팀은 아니다.
축구국가대표팀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 소집명단(25명)
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현대), 김준홍(김천상무)
DF: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FC서울), 강상우(베이징 궈안), 김지수(브렌트포드)
MF: 손흥민(토트넘), 문선민, 안현범(이상 전북현대), 박용우(알아인), 양현준(셀틱), 이동경(울산현대),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FC)
FW: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
6월 페루, 엘살바도르전 소집 명단과 비교
[발탁 선수]
김준홍, 김지수, 이순민(이상 최초), 김영권, 김민재, 강상우, 이동경, 양현준(이상 6월 명단제외 후 재발탁).
[제외 선수]
송범근, 박지수, 김진수, 박규현, 원두재, 이강인, 나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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