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시기에..” 사과·배 다 오르는 판에, 고기까지?
다음 달 “편의점 판매 제품 중심”
최대 15% 이상, 소비자 부담 불가피
먹거리 물가 지속 상승 “가계 압박”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한창 제수용품이며 선물 등 준비를 서두를 시기를 맞아 주요 품목인 육류 가공품 가격이 줄줄이 오릅니다. 다음 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시지나 장조림 등 돼지와 닭고기 육가공품값이 최대 15.4%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뜩이나 집중호우다 장마 등 기상재해로 인해 채소며 과일값 상승 부담이 커지는데 더해 가계 재정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2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샘표식품, 하림 등이 추석을 앞두고 육가공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내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시지, 장조림 등 돼지·닭고기 육가공 제품 가격이 높게는 15.4%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 인상 자제 권고가 무색하게, 업계는 원·부자재 부담 등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상호 적잖은 입장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다음 달 1일자로 2000원인 대표 소시지 제품 가격을 2,200원으로 10% 올리기로 했습니다. 앞서 롯데 측은 지난해 두 차례 해당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습니다. 올 들어 1,600원이었던 제품가는 4월 1,800원으로 12.5% 인상됐고 8월 2,000원으로 11.1% 재차 올렸습니다. 최종 가격은 37.5% 인상됐습니다.
여기에 냉장 닭가슴살 1위 기업인 하림도 닭고기 가공식품 가격을 올리기로 해 다음 달 1일부터 제품 4종 가격이 종전 3,900원에서 4,500원으로 15.4% 인상됩니다. 이미 지난해 9월 닭가슴살 제품 가격을 8.8% 올린 바 있습니다.
샘표식품도 가격 인상에 가세했습니다. 장조림제품이 3,400원에서 3,800원으로 11.8%, 멸치볶음제품이 3,800원에서 4,000원으로 5.3% 인상됩니다. 육포제품(45g)도 5,800원에서 6,500원으로 12.1% 오를 예정입니다. 앞서 2021년 장조림, 멸치볶음 등 반찬 통조림제품 12종 평균가가 35% 인상됐고 꽁치·고등어 통조림 4종 가격이 42%까지 올랐습니다.
주로 아이들 간식으로 많이 소비되는 소시지나 반찬류, 그리고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즐거운 건강관리) 트렌드에 따른 닭가슴살 등 제품에 집중됐지만, 인상 시기 자체가 물가 상승에 따른 민감도와 파급력이 큰 큰 명절 연휴에 맞물려 가계 부담이나 소비자 체감도를 높일 것을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9월은 명절 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로, 이 기간 조금만 가격이 인상되어도 가계 등 경제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면서 “거듭되는 업계의 가격 인상 행보는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씀씀이를 위축시키면서 가계 예산을 압박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정부의 비축분 방출과 할인 지원책에도 사과와 배 등 주요 성수품목과 채소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오늘(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선물용으로 주로 쓰이는 특등급 홍로사과 상자(10kg)당 가격이 10만 7,764원으로 지난해 8월 말 낙찰가(6만 4,730원) 대비 66.4%(4만 3,034원) 폭등했습니다. 추석시기 수확하는 원황 배도 상자(15kg)당 5만 4,325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5%(1만 835원) 올랐습니다.
이같은 사과·배 가격 상승세는 생산량 감소 때문으로,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8.7%, 배는 2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또 폭우와 태풍 등 영향에 채소 가격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채소류 물가는 1년 전보다 7.1% 급등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할인지원책 등에 맞물려 일부 품목 가격이 내렸지만 배추·시금치 등은 한 달 전보다 52.5%, 34.3% 오르는 등 상승 폭을 더했습니다.
관련해 또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추석, 김장철 등 수요가 몰릴 시기가 잇따라 먹거리 가격이 더 뛸 여지가 많다”며 “이미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가 소비자물가 수준을 웃돌아 가계 재정을 압박하는 상황에, 더욱 부정적인 요인들만 늘어나는 셈”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서비스 물가는 각각 6.8%, 5.9%로 전체 물가 상승률 2.3%의 2~3배 수준을 웃돌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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