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Pick] 돈이 흐르는 유럽 축구리그

2023. 8. 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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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팬덤, 미디어’가 만들어낸 40조 거대 시장
기업과 방송사, 5대 리그를 주목하다
세계 축구계의 다크호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방송사와 기업이 유럽 프로축구 5대 리그에 기꺼이 엄청난 중계권료와 광고료를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세계 최대의 시장 미국을 제외하고 범세계적인 수요를 갖고 있는 유일한 스포츠이다.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는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이들이 무척 많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 픽사베이)
#1 지난 7월14일 나폴리의 구단 통장에 5,000만 유로(한화 약 715억 원)이 입금되었다. 송금자는 독일의 명문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 이 돈은 바로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 선수를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하면서 지불한 이적료이다. 이 이적료 5,000만 유로는 지금까지 한국 선수 이적료 최고액이었던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에서 토트넘 훗스퍼로 이적할 때 3,000만 유로(한화 약 430억 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김민재의 연봉은 1,700만 유로(한화 242억 원)다.
프랑스 프로 축구팀 ‘PSG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7월9일 이강인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이강인은 스페인 마요르카 소속이었고, PSG는 이적료 2,200만 유로(한화 314억 원)를 지불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와의 셀온 조항에 따라 이적료의 20%인 한화 약 63억 원을 받는다. 이강인의 연봉은 400만 유로, 한화 약 57억 원이다.
#2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는 미국프로축구MLS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했다. 사우디아리비아 프로구단의 연봉 4~5억 달러 약 5,250억~6,560억 원의 제의를 뿌리치고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인 마이애미를 선택한 것. 메시의 연봉은 ‘겨우’ 5,400만 달러(한화 708억 원)이다. 하지만 메시는 MLS의 중계권을 갖고 있는 애플의 OTT ‘애플TV+’와 별도의 계약을 맺었다. 애플은 MLS의 중계권을 올해부터 10년 동안 갖고 세계 107개국에 MLS를 제공한다. 또한 메시의 메인 스폰서인 아디다스 역시 메시에게 별도의 보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시장 40조 원, 5대 리그는 22조 원
(사진 픽사베이)
세계 축구 이적 시장에 바람이 불었다. 김민재, 이강인의 선수의 파격적인 이적료, 연봉의 이적은 물론이고 메시, 네이마르를 비롯해 각 선수들의 이적이 줄을 잇고 있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 역시 이적 소식을 알렸다. 이 모든 축구 이적 시장의 주무대는 단연 유럽 프로축구 리그이다. 그중에서도 5대 리그라 불리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English Premier League)’을 필두로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A’ 그리고 중요 리그로 떠오른 프랑스의 ‘리그1’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유럽에는 이 5대 리그 외에도 많은 프로 리그가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튀르키에, 스위스, 포르투갈, 덴마크 등등이다.
물론 같은 프로 리그라고 해도 그 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자료에 따르면, 유럽 축구 시장의 규모는 약 280억 유로다. 한화로 약 40조가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 중 5대 리그의 규모는 약 156억 유로, 한화 22조3,000억 원으로 유럽 축구 시장의 절반이 넘는 규모이다.
유럽 5대 프로축구 리그 2021~2022시즌 매출을 분석한 딜로이트의 ‘풋볼 머니 리그 보고서’를 보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리그는 영국 EPL이다. 실력, 인기에 걸맞게 매출 역시 1위이다. 매출은 55억 파운드 즉 약 9조8,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1조1,843억 원이 증가한 것. 이중 광고 매출은 2조7,507억 원이다.
2위는 스페인의 라리가로 약 28억 파운드(약 4조5,300억 원)이다. 3위는 독일 분데스리가 약 26‘돈, 팬덤, 미디어’가 만들어낸 40조 거대 시장 돈이 흐르는 유럽 축구리그 억 파운드(약 4조2,100억 원)이다. 4위는 이탈리아의 세리에A로 21억 파운드(약 3조3,900억 원)이다. 세리에A는 5대 리그 중 유일하게 중계권료가 하락하면서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5위는 프랑스의 리그1으로 약 17억 파운드(약 2조7,487억 원)를 기록했다. 이 5대 리그 매출 모두 조 단위가 넘는 한마디로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다.
딜로이트의 다른 통계를 살펴보자. 5대 리그의 3시즌 연간 중계권료을 집계했는데, EPL의 중계권료는 3조7,942억 원, 라리가는 2조4,323억 원, 분데스리가는 2조1,167억 원, 세리에 1조6,916억 원, 리그1이 9,808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보면 매출에서 중계권료의 높은 비중을 알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유럽의 5대 프로리그 구단들의 주 수입원은 크게 세 가지이다. 광고, 중계권료 그리고 티켓 판매이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중계권료와 광고이다. 미국 미식축구NFL의 결승전 슈퍼볼을 예로 들어보자. 박진감 넘치는 경기 못지않게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단연 하프타임 쇼이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줄지어 공연을 이어가는 하프타임 쇼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그야말로 글로벌 이벤트이다. 이 하프타임 공연 광고료는 거의 살인적이다. 30초 기준 700만 달러, 한화로 약 90억 원이다. 1초에 3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광고료이다.
올해 열린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의 특징은 넷플릭스, 마블, 애플뮤직 등 콘텐츠 기업의 광고가 주를 이루었다는 것. 애플뮤직은 NFL과 5년간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220억 원)으로 광고 계약을 맺었다. 또 광고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뉴스가 있다. 작년 12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가 7년간 140억 달러, 약 18조 원을 주고 NFL의 일요일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렇게 광고와 중계권료는 각종 프로리그의 주 수입원이 된다.
기업과 방송사, 5대 리그를 주목하다
이처럼 방송사와 기업이 유럽 프로축구 5대 리그에 기꺼이 엄청난 중계권료와 광고료를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을 제외하고 범세계적인 수요를 갖고 있는 유일한 스포츠이다.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에 축구에 열광하는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세계축구연맹FIFA의 가입국은 UN가입국가인 193개국보다 많은 211개국이다. 그리고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그야말로 각 국가의 명예와 선수들의 ‘몸값’을 결정짓는 세계적인 이벤트이다. 이를 통해 방송사는 시청률과 광고 수입을, 기업은 광고를 통해 회사의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다. 그리고 축구의 장점은 90분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경기로 매우 집중도가 높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 축구 리그의 주전장 유럽 5대 리그 중 영국의 EPL이 가장 인기가 높다. 이는 리그 소속팀 전체의 수준이 매우 높고 다수의 스타플레이어의 존재, 또 팀끼리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 매번 리그 종료 시점에서 우승팀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지역 연고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것도 인기 리그가 된 주요인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 즉 영어권이기 때문이다. 해서 미국에서도 요즘은 EPL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때 5대 리그 중 선두를 달리다 지금은 EPL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스페인의 라리가 역시 인기 리그이다. 당시 라리가의 인기 요인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경쟁 구도와 그 팀에 호날두, 메시 등 세계적인 스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라리가의 넓은 시장성도 한몫했다. 중남미권이 스페인 언어권이기에 영어권 EPL못지 않게 인기를 누린 것이다. 당연히 넓은 시장성을 가진 EPL과 라리가가 많은 광고와 고액의 중계권료를 받는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유럽 프로축구 5대 리그
5대 리그 중 단연 선두 ‘영국프리미어리그English Premier League’, 보통 EPL이라 한다. 우리에게는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 선수 등이 활동하는 매우 친숙한 리그이다. 리그의 창설은 1992년이다. 축구의 종가인데 리그 창설이 이렇게 늦을까? 하는 의문이 있겠지만 원래는 풋볼리그로 1888년 창설, 1992년 EPL로 살림을 따로 차려 나갔다.
EPL 참가팀은 1부 리그 20개팀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팀은 20회 우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리그 경기력 수준이 매우 높고 또한 마케팅에도 획기적인 리그이다. 아시아 시장 개척에도 가장 앞섰으며 중계권료의 팀별 균등 배분 그리고 빠른 경기 속도,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스타 선수 영입으로 세계에서 1위를 달리는 인기 리그이다. 특히 ‘빅6’ 간의 치열한 경쟁력으로 리그 종료까지 선두 경쟁이 이루어져 흥미를 잃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EPL의 빅6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날, 첼시,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이 빅6에 도전하는 팀들도 만만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2021년 인수 후 막강한 자본력으로 선두 경쟁에 뛰어든 뉴캐슬의 선전으로 리그는 뜨겁다. EPL은 세계 프로리그 매출에서 1위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2위 미국 메이저리그MLB, 3위 미국 프로농구NBA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스페인의 프로축구 리그는 프리메라 리가, 보통 ‘라리가LALIGA’라고 부른다. 라리가는 1929년에 창설되었고 1부 리그는 20팀이다. 최다 우승팀은 35회를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 그 뒤는 27회 우승한 FC바르셀로나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더비경기는 ‘엘클라시코’, 스페인어로 ‘고전의 승부’라 부를 정도로 최고의 인기 경기다. 2010년 전후 메시, 호날두의 라이벌 체제로 라리가는 EPL을 누르고 가장 인기 있는 리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그 후 점차 명망을 잃었다. 특히 중계권료 수익의 팀별 차등 배분과 샐러리캡 적용으로 ‘2강1중17약’이라는 너무나 명확한 구도로 인해 경기는 경쟁력과 흥미를 상실했고, 샐러리캡 적용으로 FC바르셀로나는 메시를 PSG에 ‘팔기’까지 했다.
(사진 픽사베이)
중계권료 수익의 경우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가 3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발렌시아가 약 11%를 차지해 나머지 팀들은 재정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후 중계권료 중 50%는 균등 배분, 나머지 50%는 최근 5년간 성적에 따른 배분으로 바뀌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라리가는 중남미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나름 지역 확장성이 넓다. 화려한 개인기의 축구는 모든 리그 중 여전히 선두이다.
독일 프로 축구리그는 ‘분데스리가BUNDESLIGA’이다. 이는 독일오스트리아 스포츠 리그를 말하며 창설은 1897년 독일축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963년 지금의 체제를 마련했다. 팀 수는 18팀으로 최다 우승팀은 바이에른 뮌헨이다. 경기 운영은 주로 넓은 공간을 활용한 축구를 선보인다. 분데스리가는 8,800만 명 독일 인구를 배경으로 지역 연고로 항상 활기를 잃지 않는 리그이다.
일테면 바이어 레버쿠젠은 작은 지역이지만 바이어 그룹이 구단주이며 스폰서이다. 해서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EPL과 함께 항상 흑자를 보는 리그로 유명하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역시 고민은 경쟁 구도의 부재이다. 압도적 강자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를 막을 팀이 없기 때문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FC샬케04, 베르더 브레멘, 바이어04레버쿠젠,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함부르크SV, 그리고 2010년 이후 자본력이 급성장한 RB라이프치히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우위는 여전하다. 하지만 지역 연고의 단단한 팬심은 매우 높아, 2018년 전 세계 프로스포츠 기준 평균 관중동원에서 1위 미국 미식축구(6만7,405명)에 이어 2위(4만4,646명)로 관중 동원력이 매우 높은 즉 내수 시장이 단단한 리그이다. 참고로 3위는 EPL(3만8,297명)이다.
(사진 픽사베이)
이탈리아의 프로축구 리그는 ‘세리에A SERIE A’이다. 창설연도는 1898년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리그이다. 1부 20팀으로 최다 우승팀은 36회 우승한 유벤투스. 리그의 전성기는 1980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7공주’라 불리는 팀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세계적 스타들이 리그에 모여 그야말로 ‘세리에A 황금시대’를 누렸다. 하지만 지나치게 수비를 강조하는 경기, 수익 분배에 대한 불만, 관중 폭력 사태 등을 겪으면서 현재는 리그 순위에서 뒤로 밀린 형편이다. 소위 7공주는 유벤투스, AC밀란, 인테르 SS라치오, AS로마, 피오렌티나, 파르마이고 이후에는 나폴리를 들기도 한다.
다음은 프랑스 리그이다. 보통 ‘리그1 LIGUE 1’이라 부른다. 1932년에 창설되었고 1부는 20팀으로 최다 우승팀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10회이다.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4대 리그에 비해 규모, 인기 등에서 뒤떨어진다. 해서 일부에서는 프랑스 리그 1을 ‘4대 리그, 5위 리그’라고 부른다. 하지만 프랑스가 축구 강국이고 부자 구단도 많아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요 팀은 올랭피크 리옹, 올랭피크 드 마르세이유, AS모나코, 파리 생제르맹이다. 특히 1970년 창단된 파리 생제르맹은 카타르 왕세자 세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가 구단주. 막대한 자본력으로 한때 메시, 네이마르 등을 소유해 유럽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또 러시아 비료재벌이 소유한 모나코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파리 생제르맹,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올랭피크 리옹, AS모나코 등을 ‘프랑스 리그 1 빅4’라 부른다.
(사진 픽사베이)
세계 축구계의 다크호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동안 세계 축구계는 유럽과 남미의 양분 구도로 구분됐다. 월드컵도 두 대륙이 거의 교차로 개최했고 또한 우승도 두 대륙의 차지였다. 이처럼 세계 축구계를 실력, 자본에서 압도하는 두 대륙의 축구계에 도전하는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미디어 그리고 시장을 배경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넘치는 오일머니로 지금 세계 축구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 미국은 캐나다와 월드컵을 개최한다. 하지만 경기의 약 80%가 미국 내에서 열려 사실상 미국월드컵에 가깝다. 2024년에는 코파아메리카컵도, 2025년 클럽월드컵 개최지도 미국이다. 이처럼 미국이 축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역시 막강한 자본력, 탄탄하고 넓은 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막강한 미디어 지배력이다. 거대 미디어는 항상 새로운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 일테면 마이애미가 메시를 영입한 것 역시 킬러 콘텐츠 확보 일환이다. 메시의 SNS 팔로워는 약 5억 명. 미국에서는 이 중 1%인 500만 명만 메시의 경기를 시청해도 중계권을 갖고 있는 애플TV+의 수익이 올라간다는 계산이다. 이는 다분히 미국적 비즈니스 방법이다. 스포츠 스타, 셀럽, 대중문화 스타 그리고 미디어의 결합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내는 구도이다. 더구나 미국은 프로 리그의 수입 중 가장 중요한 경기장 광고, TV 중계권, 입장권 판매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과 이미 증명된 자본력을 갖고 있다.
미국은 이미 EPL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미국 미식축구협회NFL의 LA램스는 아스널을, 미국 야구협회MLB의 보스턴 레드삭스는 리버풀의 공동소유자다. 첼시, 맨유에도 미국 자본이 이미 투입되어 있다. 미국 프로 축구리그인 MLS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1부 리그만 29개 팀이고 매출 역시 14억6,000만 유로, 한화 약 2조 원으로 유럽 5대 리그에 이어 세계 6위의 프로축구 리그이다.
미국 못지 않게 사우디아라비아의 축구에 대한 투자 역시 공격적이다. 사우디는 2034년 아시안게임,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유치했고 2030년 월드컵 개최도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 변화하고 있다. 석유 없이 사는 시대를 맞기 위해 모든 것을 ‘비전 2030’에 맞추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의 성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또 2008년 아랍에미리트의 맨체스터 시티 인수, 카타르의 파리 생제르맹 인수를 보며 2020년 EPL 뉴캐슬을 인수했다. 사우디는 지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시장이 큰 두 개의 스포츠 즉 축구와 골프의 주도권을 쥐려고 지금 미국과 경쟁하며 엄청난 돈을 뿌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리그 프레페셔널 소속 팀들은 현재 유럽 5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거액으로 영입하고 있다. 작년에 알 나스르 구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연봉과 기타 옵션을 합쳐 약 2,900억 원에 영입했다. 인터밀란 소속 미르셀로 브로조비치도 3년간 약 1,000억 원의 연봉으로 영입했다. 또 알 힐릴 SFC는 칼리두 쿨리발리를 2,300만 유로, 한화 330억 원에 영입했고 울버햄프턴의 주전 후벵 네베스를 이적료 784억 원, 주급 4억 원에 영입했다. 알 이티하드 구단은 카림 벤제마를 4억 유료, 한화 약 2,800억 원에 영입했고 셀틱의 조타 역시 이적료 412억 원으로 영입했다. 알 아흘리 SFC구단 역시 첼시의 우승 주역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를 연봉 200억 원에 영입했다.
또 무산되기는 했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하기 위해 알 힐랄 구단은 상상도 하지 못할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이적료로 3억 유로(한화 약 4,264억 원), 연봉은 7억 유로(한화 약 9,950억 원)라는, 1조 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돈이 넘치는 부자 구단이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구단들이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것은 다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축구 구단들은 자산 규모 약 785조 원의 사우디국부펀드가 지분의 75%를 소유한 구단들이다. 이는 사우디 구단들이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아닌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미스터 에브리싱’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결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 픽사베이)
[글 권이현(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4호(23.08.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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