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폭주"…민주당, '홍범도 흉상' 이전 맹비난

▲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민주당은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부가 독립운동 역사에 이념을 덧씌워 국민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늘(28일) 페이스북에 "온갖 고초를 겪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광복 2년 전, 생을 마감한 홍범도 장군을 북한과 관련짓는 천박한 인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얼빠진 폭주를 당장 멈추라"고 적었습니다.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람들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석연치 않은 이유로 흉상을 철거하는 것은 독립운동가에 모멸감을 심어주는 행위"라며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분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그런 한심한 일을 건의하는 닭대가리 참모들이 문제"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결정은 안 할 것으로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육사 교장이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장 출신임을 상기하며, 이번 결정에 국방부와 국가보훈부, 대통령실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육사 교장이 자체 조형물 재정비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고 한다"며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이종섭 장관이 이를 잘 알고 대답한 것을 보면 국방부, 보훈부 모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논란이 이토록 거센데, 육사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윤 대통령이 나서서 당장 중단시키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흉상 이전의 근거로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꼽히는 데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1세기 '한국판 매카시즘'이라는 비판이 있고, '극우 본색'이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논란에 빗대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역사는 대선 승리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기점으로 급격한 몰락의 길로 들어선 점을 상기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와 어쩌면 이렇게 똑같나"라며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장민성 기자 m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