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오메가엑스 사태에 '아이돌 표준계약서' 개정될까

유동주 기자 2023. 8. 28. 16: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기곡을 선보이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의 'Cupid'(큐피트)는 12일(한국 기준)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이름을 올렸다. /2023.04.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템퍼링(아이돌 빼가기) 논란에 불을 붙인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대중문화예술인 전속표준계약서 개정으로 이어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도 기획사에 불리하게 돼 있는 표준계약서를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피프티피프티 사건이 6월 말에 터진 뒤 해결책을 찾겠다며 방영된 SBS 교양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오히려 '편파' 논란에 휩싸이면서 템퍼링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는 '그알'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이어 SBS의 연예뉴스가 과거 오메가엑스의 이적사태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알'은 사과문을 올리고 별도의 추가 방송을 약속했다.
박보균 "아이돌 빼가기 논란, 공정성 잣대로 대책 마련"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3.8.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공정성이란 잣대에 주목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계속 검토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연예계 탬퍼링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뒤 "중소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선 연예인 한 명 한 명이 귀중한 자산인데 기술 탈취가 버젓이 이뤄진다"며 문체부에 적극적인 해결책을 주문했다. 특히 "문체부가 아이돌 산업의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해야한다"며 "지난 6월부터 진행 중인 대중문화산업실태조사를 연장하거나 추가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표준계약서' 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007년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와 동방신기 멤버들 사이의 분쟁 결과물로 처음 만들어진 표준계약서는 당시 열악한 연예산업 환경을 반영해 다소 연예인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최근 들어 K-팝 산업이 대형화되고 글로벌 인기로 조 단위의 수익을 내면서 소속 연예인이 예전처럼 약자가 아닌 상황이란 점에서다.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을 외국에서 빼가기 위한 접근은 계속되고 있는데 회사와 제도가 막아내고 있는 것처럼 아이돌 산업도 그렇게 해야하는데 현재의 표준계약서는 그걸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처음 제정될때 표준계약서의 취지 자체가 연예인에 대한 노예계약이 되지 않게 만들어진 것이라 연예인에 대한 의무는 적고 대부분 회사의 의무만 많은데다 강하게 적시돼 있다"며 "선투자 후수익의 구조라 연예인이 실수를 하고 문제를 일으켜도 회사는 이미 투자한 상황에서 방어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방적으로 연예인 유리한 표준계약서 개정 시급"
'그알'의 편파 방송과 오메가엑스 템퍼링 의혹을 처음 제기한 유튜버 인지웅씨는 "지금의 표준계약서는 공정의 기울기가 다르니 연예인은 쉽게 나갈 수 있는 구조"라며 "위약금 조항이 일방적으로 연예인에 유리하게 돼 있어 선투자한 중소 기획사가 대형사에 아이돌을 뻇겨도 호소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아이돌 산업의 세세한 부분을 문체부가 계속 맡기엔 전문성 문제로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영화산업에서의 영화진흥위원회처럼 대중문화업계도 위원회를 하나 만들어 전문적으로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대중문화산업실태조사를 수행중인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9월말까지 진행되는 설문조사 이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표준계약서 문제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표준계약서 개정을 포함해 현재 K-팝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관련 조사가 마무리된 뒤 대책을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언 및 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룹 오메가엑스 재한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메가엑스는 앞서 지난 10월 말 미국 LA 투어를 소화하던 도중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22.11.16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편 무명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 빌보드 메인싱글 핫100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은 지난 6월말 "소속사 어트랙트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를 위반했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에 어트랙트는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멤버들을 빼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며 반발해왔다.

오메가엑스 사건은 지난해 말 갑질 논란으로 멤버들과의 계약 해지에 동의해줬던 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측이 뒤늦게 템퍼링이었다고 주장하며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현 소속사 아이피큐는 템퍼링은 사실이 아니고 전 소속사의 잘못으로 멤버들이 탈퇴한 게 맞다고 선을 긋고 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