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업히세요" 비번날 산행길 소방관 부부, 무릎·발목부상 여성 구조

양희문 기자 2023. 8. 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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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세요? 제 등에 업히세요."

27일 낮 1시27분께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박준흠(36) 소방장과 양주경(33) 소방장 부부는 비번 날 북한산을 오르던 중 거동이 불편한 30대 여성 A씨를 목격했다.

이후 박 소방장은 A씨를 등에 업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A씨 가족과 헬기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들도 번갈아 가며 A씨를 등에 업으며 박 소방장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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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처치 실시와 동시에 119 상황실에 헬기 구조 요청
박준흠 소방장 등산객 업고 헬기 이착륙 지점까지 올라
27일 북한산에서 구조된 등산객(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고양=뉴스1) 양희문 기자 = "괜찮으세요? 제 등에 업히세요."

27일 낮 1시27분께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박준흠(36) 소방장과 양주경(33) 소방장 부부는 비번 날 북한산을 오르던 중 거동이 불편한 30대 여성 A씨를 목격했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발목을 다친 A씨는 얇은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위태롭게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A씨와 함께 하산하던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예비남편, 남동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상황이었다.

소방관 부부는 곧바로 통증을 호소하는 A씨에게 다가가 부상 정도를 확인했고, 이대로는 하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소방장은 스스로 걸어 이동할 수 없는 A씨의 상태를 볼 때 헬기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19종합상황실로 구조요청을 했다.

동시에 양 소방장은 A씨를 안정시킨 후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박준흠(36·왼쪽) 소방장과 양주경(33·오른쪽) 소방장 부부

이후 박 소방장은 A씨를 등에 업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A씨를 헬기이착륙이 가능한 백운봉암문 지점까지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50m 남짓한 거리였지만 가파른 경사 탓에 옮기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 소방장의 옷과 얼굴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었다.

A씨 가족과 헬기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들도 번갈아 가며 A씨를 등에 업으며 박 소방장을 도왔다.

무사히 헬기장에 도착한 A씨는 구조헬기에 태워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까지 안전하게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신 "감사하다"고 하는 A씨 가족에게 소방관 부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제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며 한 번 더 안심시켰다.

박 소방장과 양 소방장 부부는 근무지에 북한산이 있는 특성상 등산객 구조 활동이 많은 탓에 쉬는 날이면 체력훈련과 지리조사를 위해 자주 산을 탄다고 한다.

박 소방장은 "위급상황 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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