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액 절반이 전기차부품···'히트펌프'가 히든카드 [biz-FOCUS]

유창욱 기자 2023. 8. 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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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친환경차 시장서도 두각
냉난방서 열관리까지 기술력 탄탄
현대차·포드·BMW 등 고객사 넓혀
2분기 영업익 전망치 50% 웃돌아
美에 추가 투자, 부품 경쟁력 강화
[서울경제]

자동차 공조 전문 부품사 한온시스템(018880)이 2분기에 시장 전망치 50%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납품할 물량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 부품일 정도로 친환경차용 공조 시스템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2분기 영업익은 143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8% 늘었다. 증권가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982억 원을 46.1%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 대비 15.3% 증가한 2조 4291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이 정상화되며 공급 물량이 증가했고 수익성 좋은 전기차 부품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공조 시스템 사업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올라 있고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둬 완성차 생산량 증가에 즉각적인 수혜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공조는 차량의 난방·냉방·환기를 아우르는 시스템으로 공기를 활용해 차량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열을 식혀주거나 열에너지를 회수해 저장하다 필요한 곳에 배분하는 ‘열관리 시스템’ 역시 주된 역할이다. 단순한 편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안전·에너지효율까지 관장하는 셈이다. 이를 아우르는 공조(HVAC), 파워트레인 쿨링, 컴프레서, 유압 제어 시스템 등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한온시스템의 사업 포트폴리오다.

한온시스템은 30년 넘는 업력으로 공조 기술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1986년 포드와 만도기계의 합작으로 탄생한 한라공조 시절부터 연구개발(R&D)을 거듭한 결과 2000년대에 들어서며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를 고객으로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일본 덴소에 이어 글로벌 공조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

한온시스템이 개발한 히트펌프. 사진 제공=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은 특히 친환경차용 열관리 시스템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며 전동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지만 모터·인버터·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 냉방과 난방이 필요하다. 모터나 배터리가 과열되면 기능에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방출하는 열의 양이 적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열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온시스템은 배터리 폐열을 실내 공조에 재활용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처음으로 개발하며 다시 한 번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의 선택을 받았다. 현대차(005380)그룹은 물론이고 포드·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BMW 등 유력 완성차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매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특히 앞으로 납품해야 할 ‘수주 잔액’ 중에서는 50~60%가 전기차용 부품이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부품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설비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라우던카운티에 1억 7000만 달러(약 2249억 원)를 들여 신규 생산 공장을 짓는 계획을 이달 발표했다. 이 회사의 미국 내 네 번째 공장이다. 앞서 5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불럭카운티에 4000만 달러(약 529억 원)를 투자해 새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온시스템 공장에서 한 임직원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온시스템

친환경차 열관리 시스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위아(011210)는 위협 요소로 꼽힌다. 현대위아는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의 하나인 ‘냉각수 허브 모듈’을 생산해 기아(000270) ‘EV9’과 현대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2025년에는 모터와 배터리,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여전히 현대차그룹에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의존하는 한온시스템 입장에서는 계열사의 이점을 노린 현대위아가 신경 쓰이는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은 냉각수가 아닌 냉매를 활용한 열관리 시스템에서 차별화한 기술력 보유하고 있어 현대위아가 추격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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