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번째, 총 4200억…셀트리온, 또 자사주 매입

박미리 기자 2023. 8. 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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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합병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주가 낮아
연내 합병 목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10월23일~11월13일
서정진 "한도 1조원, 초과해도 대비책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또 한번 자사주 매수에 나선다. 올해 자사주 취득에 들이는 돈만 총 4200억원에 달한다. 합병 발표 후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두 회사 주가는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 입장에선 주가가 현재 수준보다 오르는게 합병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데 유리하다.


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69만6865주, 69만주의 자사주를 추가 장내매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액수로는 셀트리온 약 1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약 450억원 규모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올해 5번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번째 자사주 취득에 나서게 됐다. 올 들어 셀트리온은 총 2024억원(130만5376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730억원(121만5000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까지 합산하면 셀트리온 약 302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약1180억원으로, 올해 두 회사가 자사주 취득에 들이는 돈은 총 4024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자사주 취득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은 "오는 29일부터 11월28일까지 자사주 취득을 마치겠다"면서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6~7월(3~4번째)에도 일주일 내 자사주 취득을 마친 바 있다.

두 회사가 단기간 내 또 한번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은 합병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자사주 취득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도 "각사의 사업이 순항하는 가운데 최근 합병을 결정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음에도 시장 불안 요소로 인한 회사의 시장가치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17일 상장 3사 합병 추진 결정을 발표했다. 연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고(1차), 내년 통합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 합병(2차)하는 수순이다. 1차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28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12일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되는 형태다. 합병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 열린다. 다만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회사에 보유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현재로선 9월25일부터 10월20일까지 합병 반대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10월23일부터 11월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 추이다. 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종가는 각각 14만4400원, 6만5000원이다. 자사주 취득 소식이 반영된 날임에도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을 밑돌았다. 현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낮으면 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아 회사가 설정해둔 한도까지 초과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반대로 높으면 그 만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유인이 떨어진다.

일단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1조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힌 상태다. 서정진 회장이 합병 간담회에서 "지금 주가가 워낙 저평가된 상태라 (주식매수청구권 한도가) 1조원이면 충분할 거라 본다. 1조원을 넘을 경우 대비책도 갖고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을수록 셀트리온 그룹으로선 자금 등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양사가 추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셀트리온그룹은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보존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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