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앞뒤 맥락이 중요"…재판부, 주호민 전체 공개 요구

[Dispatch | 수원=김소정·김다은기자]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라" (특수교사 A씨 측)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녹취였다. 주호민 부부는 녹취 일부를 발췌, '아동학대' 근거라 지적했다. 특수교사 A씨 측은 전체 공개를 요청했다. 맥락 파악에 필요하다는 것. 재판부도 동의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곽용현 판사)은 28일 특수교사 A씨의 3차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은 47분 동안 진행됐다. 판사는 재판에 앞서 "이 사건은 진행할 게 많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짚어가며 진행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호민은 불참했다. 국선변호사만 참석했다. A씨 측 대리인으로는 JS법률사무소 전현민 변호사와 경기도 교육청 김기윤 고문 변호사가 자리했다.

3차 공판의 핵심은 '녹취'였다. A씨 측은 재판에서 녹취 전체를 공개하자고 요청했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선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다. 연속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당시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 조치됐다"며 "그 바람에 피고인은 오전 내내 쉬지 못하고 장애 아동 교육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곽 판사는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을 들을 생각 없다. 말하는 뉘앙스와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호민 부부가 문제 삼은 발언은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리에 뭐가 들어가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등이다. 

A씨 측은 "피고인이 독백으로 읊조린 내용인지, 학생에게 직접 말한 것인지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짚었다. 해당 녹취는 오는 10월 30일 4차 공판에서 전체 공개된다. 

A씨 측은 또 다른 녹취도 공개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주호민 가족과 아들이 나눈 대화다. 수업 후 상황이 담겼다. 약 30분 분량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이 대화를 갖고 있다. 만약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하면, 그 후에 여러 가지 정황들도 하나의 판례상 판단 요소가 된다. 그러나 그 대화를 들어보면 아동학대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임태훈 경기도교육감 입장도 전했다. A씨 모르게 녹음된 파일이니, 재판 증거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 변호사는 "만약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되면 교사들에 대한 녹음이 횡행해질 것"이라며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므로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주호민 측은 지난 24일 A씨를 위해 탄원서 등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2일 주호민은 A씨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 부모 및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탄원서와 유아 특수 교육학 교수의 의견서를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필요시 검찰을 통해 증거로 제출해달라"며 모두 반환했다. 

A씨는 현재 어떤 시간을 지나 보내고 있을까. A씨는 지난 1일 경기 교육감 직권으로 복직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 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오는 30일까지 휴가 처리인 상태다"고 짧게 답했다. 

주호민 부부에 대한 고발 여부도 물었다. A씨는 이미 경기도 교육청과 관련 대화를 마친 상태. 고발 (통신비밀보호법)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주호민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다. 

"A씨는 '장애 학생의 아버지를 고발하는 게 장애 학생에 대한 아픔을 주는 것이다. 그 학생이 지금 서울로 이사를 갔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많이 걱정되고 눈앞에 어른거린다'면서 장애 학생을 걱정했습니다. '장애 학생들이 심리적 아픔을 느낄까 봐 도저히 고발할 수 없었다'고도 전했습니다." (A씨 변호사)

<사진=이승훈 기자, 주호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