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60만원' 대상포진 백신 수요↑… "없어서 못 팔 정도"
"대상포진 백신 공정이 풀로 돌아가고 있어요. 없어서 공급을 못 할 정도예요."(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제조·판매사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
국내 대상포진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상포진 백신 접종횟수가 전년 동기보다 2배가량으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대상포진 백신 수요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포진 환자수가 늘어 관심도가 높아지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상포진 백신 무료접종을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대상포진 백신 접종횟수는 40만5163도즈(1회 접종분)로 전년 동기 20만312도즈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접종횟수인 37만5800도즈보다도 많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제조·판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싱그릭스'(제조 GSK, 판매 GC녹십자·광동제약), '조스타박스'(제조 MSD, 판매 HK이노엔)의 접종횟수를 더한 수치다.
분기별 대상포진 백신 접종량을 보면 2019년 2분기 18만7227도즈에서 4분기 26만7783도즈까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1분기 11만7831도즈로 급감했다. 이후 2021년 3분기 8만4480도즈까지 줄었다가 올해 들어 1분기 20만8186도즈, 2분기 19만6977도즈로 증가했다.
제약업계에선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가까워지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감소했던 대상포진 백신 접종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K가 배우 마동석을 기용해 '당신도 대상포진 대상자'라고 광고하는 등의 영향으로 백신 접종 인지도가 늘고 대상포진 환자수가 많아진 점도 수요 증가 요인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71만1442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수는 2019년 74만4516명, 2021년 72만5831명으로 늘었다.
지자체들이 노인들에 무료로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시켜주는 사업을 하는 점도 원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올해부터 대상포진 백신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자체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병의원 도매상의 물량을 바탕으로 전체 공급량을 추산하는 아이큐비아 통계에 잡히지 않아 실제 대상포진 접종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 기준 올 상반기 대상포진 백신 시장이 약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시장 확대에 따라 제약사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된 싱그릭스는 40만~6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항체생성률이 97%에 이른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매출 기준 올해 2분기 점유율이 47.2%(매출 111억원)로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매출 점유율 1위는 43.4%(매출 95억원)인 스카이조스터였다.
접종량 기준 2분기 점유율은 스카이조스터(39.3%, 7만7314도즈)가 여전히 1위다. 이어 싱그릭스(31.1%, 6만1270도즈), 조스타박스(29.6%, 5만8393도즈) 순이다.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지자체 대상포진 백신 접종 물량을 감안하면 스카이조스터와 조스타박스 접종량은 더 많을 수 있다. 항체생성률이 50%대로 비교적 낮아도 가격이 10만원대로 싱그릭스보다 저렴하고 1회만 접종해도 돼 지자체에서 주로 이 두 개의 백신을 사용해서다. 또 싱그릭스는 2회 접종을 해야 해 접종량 통계엔 두 번 잡힌다.
올 하반기에도 대상포진 백신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통상 백신 접종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7~9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도 2021년 27억8000만달러(약 3조6800억원)에서 2028년 63억5000만달러(약 8조4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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