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용 율곡이이 15대 종손, 율곡이이종가 이야기 펴내
“지난 10여년 동안 조상인 율곡 이이 선생의 자료를 모아 이제야 한 권의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종손으로서 마음의 짐을 다소나마 덜었습니다.”
조선 중기 대유학자겸 경세가였던 율곡 선생의 15대 종손인 이천용씨(82)는 637쪽에 달하는 ‘율곡종가이야기’ 책을 손에 들고 감격에 겨운 듯 다소 목에 메어 있었다.
율곡 선생에 대한 학술적 논문이나 위인전 등은 많이 발간됐지만 종손이 직접 나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씨가 자비 3천여만원을 들여 홀로 발간한 율곡종가이야기는 율곡 선생이 지은 격몽요결 등 각종 문집과 함께 종가 가계도, 분재기, 간찰은 물론 토지양여도 등이 사진과 함께 세밀하게 실려 있다.
또 9~11대 종손들의 간찰은 물론 이씨의 부친인 14대 종손의 자취와 15대 종손으로서 자신이 종가를 위해 한 일이 담담하게 기술돼 있다.
이씨는 자료 수집을 위해 호암미술관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대학 등 율곡 선생 자료가 있는 곳이라면 안 다녀 본 데가 없다고 한다.
1942년 8월 황해도 벽성군 석담리 율곡종갓집에서 태어난 이씨는 6년 뒤 부친과 함께 월남했는데 당시 긴박한 상황 때문에 30만점에 이르는 고문서 및 유물들을 가지고 올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집에 놓고 왔다. 유일하게 지니고 온 것은 부친이 율곡 선생과 부인 곡산노씨 신주만을 품에 안고 온 것이 전부였다.
이씨는 “선친은 6·25전쟁을 거친 후 율곡선생기념사업회, 강릉오죽헌정화사업, 자운서원정화업, 성균관 전의 등을 하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그래서 후손들에게 율곡 선생 선양에 대한 행적과 실적 등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수이씨들이 율곡가례조차 통일되지 않을 정도로 어수선했는데 이를 바로잡아 줘야 할 의무가 있어 율곡종가이야기를 펴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율곡 선생의 학문연구소였던 화석정 복원사업을 하는 파주시에 조언과 생가 찾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으며 자운서원 내 신사임당 할머니 사당 건립에도 발품을 팔고 있다.
율곡 선생을 모시는 사적 자운서원 앞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씨는 슬하에 아들 없이 딸만 넷이다. 16대 종손 대를 이어가기 위해 조카에게 종손 직위를 물려 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 할머니는 화폐에도 도안이 될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며 “남은 인생 율곡 선생 알리기에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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