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잊혀가는 시대에… 한갓진 김해 시골마을서 ‘출향인사’ 초청 이색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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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의 한갓진 시골 마을에서 마을이 생기고 난 뒤 처음으로 출향인사와 마을 주민이 어우러지는 늦여름 밤의 감동이 연출됐다.
한림면 진말마을 주민은 지난 26일 밤 마을회관 뜰에서 '출향인사 위안잔치'를 열었다.
김해의 자연마을 가운데 처음 시도한 행사로, 출향인사는 '고향의 정'을 듬뿍 선물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서울, 부산, 창원 등지에서 온 100명의 출향인사와 주민 등 모두 200명이 어우러진 '제1회 진말마을 고향의 밤' 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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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등 출향인사 100명·주민 100명 어울려
이장·청년회·부녀회가 출향인·동창모임 등 수소문
경남 김해시의 한갓진 시골 마을에서 마을이 생기고 난 뒤 처음으로 출향인사와 마을 주민이 어우러지는 늦여름 밤의 감동이 연출됐다.
한림면 진말마을 주민은 지난 26일 밤 마을회관 뜰에서 ‘출향인사 위안잔치’를 열었다. 김해의 자연마을 가운데 처음 시도한 행사로, 출향인사는 ‘고향의 정’을 듬뿍 선물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서울, 부산, 창원 등지에서 온 100명의 출향인사와 주민 등 모두 200명이 어우러진 ‘제1회 진말마을 고향의 밤’ 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김해문화원의 지원으로 열린 북 공연은 여름밤을 들썩이게 했다. 초청가수 공연, 주민 노래자랑이 이어졌다. 초청가수로는 지역의 노래교실 강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린 행사에서 출향인사들은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행사는 올해 초 부임한 전종국(63) 이장과 청년회, 부녀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 이장은 “일단 행사를 하자는 데 뜻이 모이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며 “전국 마을 출향인사 모임, 초등교 모임 등 연줄을 총동원해 수백 차례 연락을 한 결과 행사를 열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명이 갖춰진 행사 무대를 만드는 데 그동안 ‘알토란’같이 모아둔 마을 기금 등 800만 원가량이 쓰였다.
75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옛 기록인 한림면지에 1825년에 마을이 생겼는데 주로 벼농사를 짓고 소나 돼지를 키운다. 몇 발짝 떨어진 곳에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이곳은 주변 마을로부터 ‘효’ 마을로 칭송받는다. 새해가 되면 주민 전체가 어르신들께 합동세배를 드리고, 정월대보름 행사도 여는 등 미풍양속을 잘 지킨다. 김해시도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마을 안길을 포장해 주는 등 경관 가꾸기 사업을 시행하며 주민 불편을 덜어준다.
경남도 도시교통국장을 지낸 김재기(75) 씨는 “우리가 진작 이런 행사를 해야 했는데…. 고향을 지키는 후배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평생 최고로 감동한 순간이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위안잔치를 마치고 내년 행사를 기약하며 객지로 다시 떠나는 출향인사들의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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