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맡은 후 ERA 9.64··· 갈 길 바쁜 두산, 시련의 정철원
마무리 투수는 뒤가 없다. 같은 1이닝이라도 무게감이 다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15일 마무리 홍건희(31)와 셋업맨 정철원(24)을 보직 교대한다고 밝혔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여 중위권 레이스가 격화하던 중 던진 승부수였다.
이 감독의 선택은 합리적으로 보였다. 9일 삼성전 0.1이닝 3실점 등 홍건희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6~7월 두 달 동안 피OPS 0.887이라는 기록이 보여주듯 불안한 경기가 이어졌다. 마무리 부담을 덜어주면서 좀 더 여유 있는 상황에서 제 기량을 회복해달라는 게 이 감독의 바람이었다.
정철원을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한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였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갖췄고, 무엇보다 강인한 멘털이 돋보였다. 어지간해서는 마운드 위에서 주눅 들지 않는게 정철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감독의 승부수는 현재까지 결과가 좋지 않다. 마무리 보직을 맡은 후 정철원은 5차례 등판에서 4.2이닝 동안 11안타를 맞으며 5실점 했고, 5삼진을 잡는 동안 5볼넷을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9.64에 이른다. 마무리 이동 전까지 정철원의 피OPS는 0.607로 불펜 주축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수준이었지만, 이후 5경기에서는 1.117이다.
정철원은 27일 SSG전 연장 10회 1사 2루에 등판해 승계 주자 실점을 허용했고, 자책점 2점까지 추가로 내줬다. 경기를 중계하던 나지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멘털 쪽에서 흔들리는 것 같다. 표정에서 굉장히 미안해하는 감정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믿었던 멘털까지 흔들린다면 정철원에게 뒷문을 맡기기는 더 어려워진다.
두산은 이날 정철원의 0.1이닝 2실점을 포함해 10회에만 3점을 내주며 5-8로 패했다. 직전 이닝 SSG 서진용에게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안기며 연장 승부로 끌고 갔던 터라 더 허탈한 패배였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보직 재전환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감독은 “(보직을) 바꾼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포지션에서 본인들이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날에도 부진했던 정철원의 투구에 대해서는 “부담감은 아니었을 거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 감독의 말처럼 단순 컨디션의 문제라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제 컨디션만 찾는다면 정철원은 한 팀의 마무리로 손색없는 투수다.
하지만 정철원이 빠르게 페이스를 찾지 못한다면 이 감독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SSG전 연장 패배로 두산은 KIA와 승차 없는 6위로 내려앉았다. 불안한 뒷문을 그대로 두고 가기엔 갈 길이 너무 바쁜 두산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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