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두르면 쾌적" vs "붐벼도 빨리"…골드라인 대체 버스 1주일, 승자는?

김지은 기자 2023. 8. 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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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8시쯤 경기도 김포시 풍무홈플러스 앞 정류소에 서울동행버스 02번이 도착했다. /사진=김지은 기자


"지금 일주일째 이용하고 있어요. 쾌적하고 편해요."
"지난번엔 지하철역에 10분 늦게 도착해서 지각했어요."
"사람이 너무 없네요. 홍보가 많이 돼야 할 것 같아요."

비가 내린 28일 오전 8시20분쯤. 김포시 풍무동에서 서울 김포공항역 일대를 운행하는 '서울동행버스 02번'을 두고 승객들 반응은 엇갈렸다. 쾌적하고 편하다는 의견과 함께 비가 오거나 차가 막히는 날에는 평소보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도입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용률이 낮아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부터 출퇴근 인구가 많은 수도권 지역을 우선으로 '서울시동행버스'를 도입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강남역을 운행하는 서울01번 버스, 김포시 풍무동~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서울02번 버스다.

서울01번 버스는 오전 7시, 오전 7시15분, 오전 7시30분 총 3회 가장 혼잡한 시간대에 운행한다. 화성시 동탄 한신더휴~신안2차·반도4차~이주택지·상록·경남아파트~기흥IC(경부)~양재IC(경부)~양재역~강남역을 지난다.

서울02번 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8시2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총 12번 운행한다. 김포시 풍무홈플러스~서해1차아파트~서해2차아파트~ 풍무푸르지오·풍무센트럴푸르지오~김포공항역3번출구 일대를 다닌다.

특히 서울02번 버스는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를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김포골드라인은 김포 양촌역에서 서울 김포공항역을 잇는 2량 짜리 작은 열차다. 이용객에 비해 공간이 턱없이 적어 시민들이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한 바 있다.


이날 오전 8시쯤 기자가 첫번째 정류장 '김포시 풍무홈플러스'에서 서울02번 버스를 탔을 땐 승객이 한 명도 없었다. 내부는 일반 간·지선버스와 동일하게 24개 좌석이 있었고 버스 요금은 성인 기준 1500원, 청소년 기준 900원이었다.

버스는 출발한 지 2분 뒤인 8시2분쯤 '서해1차아파트'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1명이 탑승했다. 다음 정류장인 '서해2차아파트'는 8시4분에 도착했으며 이곳에선 3명이 추가로 탑승했다. 8시7분쯤에는 '풍무푸르지오·풍무센트럴푸르지오'에서 2명이 더 탑승해 기자 포함 총 7명이 탔다. 버스 내부는 한산했다.

김포대로 부근에 진입하자 도로 위에는 차들이 빽빽하게 줄서있었다. 서울02번 버스는 버스전용차로에 올라타 비교적 빠르게 움직였지만 비가 내리는 탓에 종종 감속해야 했다. 마지막 종착지인 김포공항역에는 8시36분에 도착했다. 첫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약 36분이 걸린 셈이다. 같은 시간 김포골드라인은 31분, 자가용으로는 41분 정도 걸렸다.

28일 오전 8시5분쯤 서울동행버스 02번 내부 모습. 승객이 4명 정도 있으며 한산하고 쾌적한 모습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서울동행버스에 만족감을 보였지만 도착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게 아쉽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로 출근한다는 박모씨는 "집 앞에서 바로 버스를 탈 수 있고 정류장 수도 5개 밖에 안되서 편리하고 좋다"며 "퇴근길에도 서울동행버스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로 이동한다는 김모씨는 "평소에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5~6분 정도 더 걸렸다"며 "도착 시간이 매번 달라서 가슴을 졸인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역으로 출근한다는 이모씨 역시 "지난주에는 평소보다 10분 늦게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회사도 지각했다"며 "불안해서 이젠 10분 일찍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동행버스 이용률이 높아지만 김포골드라인 혼잡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오전 8시50분쯤 김포골드라인 열차 내부를 보니 시민들 간 피부가 닿을 정도로 여전히 붐볐다. 이씨는 "지난주 일주일 내내 서울동행버스를 탔는데 보통 7~8명 정도 탔다"며 "아직 홍보가 많이 안된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타야 지금보다 지하철 혼잡도가 분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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