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요구 현대차·기아 노조, 진짜 관심은 4조원대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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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노동위원회가 28일 노사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현대차 노동조합이 파업권을 갖게 됐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기아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향후 협상의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정년 연장은 노조 인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50세 이상 조합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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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노동위원회가 28일 노사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현대차 노동조합이 파업권을 갖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쟁의(파업)대책위원회를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 노사 협상의 쟁점은 60세로 돼 있는 정년을 64세까지 늘리는 안이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 연령이 65세여서 지금의 정년으로는 3년간의 소득 공백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정년 연장(66.9%)을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의제로 꼽기도 했다.
현대차 사측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않은 사안을 기업이 먼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이날 노조 측에 교섭 재개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연장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 노조도 요구한다. 이와 함께 기아 노조는 59세 임금 동결, 60세 임금피크제 꼬리표 폐지, 퇴직 후 1년 더 일할 수 있는 베테랑 제도도 없애 달라고도 사측에 요구했다. 이른바 ‘정년 패키지’안이다.
기아 사측은 정년 연장 논의는 공정 합리화, 전환배치 등 합리적 인력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년 연장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않아 개별 기업이 결정하기 어렵고 단체협약에 표시된 고용세습 조항 삭제가 우선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기아 노사는 29일 8차, 31일 9차 본교섭이 예정돼 있다.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면 기아 노조는 현대차 노조처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권 확보를 위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기아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향후 협상의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정년 연장은 노조 인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50세 이상 조합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임직원 중 50세 이상 비율은 전체의 43.7%(3만101명)다. 기아 노조 집행부 역시 퇴직이 임박한 조합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기아는 전체 임직원 중 55%(1만9610명)가 50세 이상이다.
결국 노조가 원하는 건 성과급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인 약 2조4000억원을, 기아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30%인 약 2조17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요구한 대로 성과급을 주면 현대차는 인당 평균 약 3300만원, 기아는 평균 약 60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도) 정년 연장과 같은 사회적 의제를 기업 단위에서 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정년 연장은 올해 임단협의 명분일 가능성이 크고, 결국에는 성과급 규모를 정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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