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25주년… 자산 10배, 재계 2위로 껑충

권유정 기자 2023. 8. 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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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지속 결과
반도체 이어 배터리·바이오에 힘
ESG 등 사회적 가치 실현도 선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1일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재계에서 ‘뚝심 경영인’으로 통하는 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성장하려면 혁신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SK그룹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일궈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1998년 8월 26일 부친인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였던 만큼 최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딥체인지를 화두로 제시했고, 대규모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면서 그룹 체질을 바꿔왔다.

그래픽=손민균

SK그룹의 자산과 매출 규모는 성장을 거듭하며 작년에는 국내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의 자산 규모는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32조8000억원에서 올해 5월 327조3000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가 커졌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그린·첨단 분야로 확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하이닉스 인수·합병(M&A)이다. 지난 2012년 회사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이후 연구·개발(R&D),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 덕분에 하이닉스는 SK그룹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핵심 계열사가 됐다.

배터리, 바이오 분야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최 회장의 지지 덕분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은 국내외 배터리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2017년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7기가와트시(GWh)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88GWh로 50배 수준이 됐다. 북미, 유럽, 중국에서 증설이 진행 중인 만큼, 시장 내 입지는 앞으로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분야는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등 신약 2개를 개발했다. 2017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CMO)을, 2018년에는 미국의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앰팩(AMPAC)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SK바이오팜 신약개발 태스크포스(TF)에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합류해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T 제공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V)를 실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이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와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룹 경영관리체계에 SV 관련 조항을 명문화하는 것은 물론 최 회장 본인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2021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지난해 5월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으면서 사회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도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지난 2020년 11월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 8개 계열사는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했다. 이후 2021년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은 SK그룹 차원에서 넷제로(탄소배출량 0)를 2050년 이전에 조기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면서 커진 재무 부담은 앞으로 최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이어가면서 회사 안팎에선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에너지·화학 등 주력 사업 실적 부진에 대한 불안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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