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 공간 변화가 다가 아니다…인상적인 ’2.5 가솔린 터보’의 대응력
[OSEN=강희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디 올 뉴 싼타페(The all-new SANTA FE, 이하 신형 싼타페)’가 상당 폭의 디자인 변화와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디자인 변화는 지난 2000년의 1세대 싼타페와 ‘역 평행이론’을 떠올려야 할 정도로 개발 철학이 뚜렷하다.
엄밀하게는 1세대 싼타페의 혁신적 요소가 더 컸다.
당시 싼타페는 국내 최초로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한 도심형 SUV였다. 모노코크 방식은 SUV의 대종이던 프레임 바디 대비, 승차감과 연비를 크게 향상시켰다. 디자인도 몽글몽글하니 도심 한 가운데 내놓아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세련됐다. 1세대 싼타페는 야전에서 거칠게 뛰놀던 스포츠 유틸리티가 도심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신호탄이었다.
그로부터 23년의 시간을 건너 뛴, 5세대 모델 ‘디 올 뉴 싼타페’가 디자인 변화의 논리적 근거를 1세대 싼타페의 역발상에서 찾았다. 주무대를 아웃도어에서 도심으로 끌어들인 1세대와는 정반대로 도심에서 아웃도어로 영역을 확장하는 ‘통로’가 되기로 했다.
데이터 분석이 ‘아웃도어 지향’ 결정의 근거가 됐다.
지난 8월 8일의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에서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 사이버 로비스 상무는 “팬데믹 이후 모든 빅데이터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가리키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강화됐다. 신형 싼타페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난 4년간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우리도 변해야 했다”고 말했다.
디자인 변화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확산되고 있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넓은 테일게이트’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서 실내 공간이 넓어졌고, 테일게이트가 커지면서 적재공간을 활용해 누릴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캠핑에서 시트를 평평하게 펼쳐 잠을 청할 수도 있고, 테일게이트를 열고 차에 걸터앉아 석양을 보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달라진 제원은 수치로 확인된다.
신형 싼타페의 전장은 4,830mm, 휠베이스는 2,815mm다. 직전 모델인 2023 싼타페의 제원은 전장 4,785mm, 휠베이스는 2,765mm다. 전장이 길어진 정도에 비해 휠베이스가 더 많이 길어졌다. 실내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한 방증이다.
실내 공간은 동차급 최고 수준인 725ℓ(VDA 기준)의 용량을 담을 수 있는데, 골프 캐디백 4개를 어긋나지 않게 쌓을 수 있고, 보스턴 가방 4개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더 커진 적재공간은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 변화가 단순히 외형의 변덕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자인의 변화가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단초가 됐다.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 변화는 그야말로 ‘취향저격’이다. 출퇴근용 보다는 주말 나들이에 이 차를 쓰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이들에게는 신형 싼타페의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모두 용납이 된다.
신형 산타페에서는 공간 변화를 넘어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의 전면 배치다.
신형 싼타페에서는 디젤 모델이 없어지고, 직렬 4기통 2.5 가솔린 터보 엔진과 직력 4기통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만 있다.
종전 싼타페의 주력 모델은 2.2 디젤 엔진이었다. 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45kgf.m의 파워를 지닌 엔진이다. ‘SUV는 디젤이야’ 하는 이들에게 더 없이 훌륭한 스펙이다.
이 엔진을 대체해야 하는 사명을 띤 게 바로 ‘2.5 가솔린 터보’다. 이 엔진은 4세대 모델인 2023 싼타페에도 있었다. 그러나 그 존재감은 미미했다. 주력이 2.2 디젤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올들어 유달리 인상 깊게 다가왔다. 지난 5월의 ‘쏘나타 디 엣지 2.5 터보’ 모델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6월의 제네시스 ‘2023 G70’ 미디어 시승에서 확신을 얻었다. 쏘나타 디 엣지의 2.5 터보는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0kgf.m으로 세팅됐고, G70의 2.5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f.m의 스펙을 자랑했다. 출력도 토크도 차고 넘쳐 운전의 재미가 배가됐다.
같은 형식의 엔진이지만 신형 싼타페에서는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f.m으로 세팅됐다.
디젤엔진 대비 가솔린 엔진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한 반면, 디젤 엔진의 묵직한 토크와 높은 연비는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은 가솔린 엔진의 ‘터보’에서 해답을 찾았다. 고연비까지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덩치 큰 SUV를 가뿐히 움직이게 하는 토크는 모자라지 않게 구현해 냈다.
신형 싼타페의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f.m은 종전 싼타페 2.2 디젤의 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45kgf.m에 비해 아쉬울 게 없다. 연비는 운전 습관으로 보완이 가능하고, 최고출력은 디젤 보다 월등하니 굳이 디젤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는 최근 있었던 신형 싼타페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입증된 성능이다. 아무도 “신형 싼타페가 반응이 느리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조용하고 날렵하다”는 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차를 무리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급가감속도 하지 않았더니 연비도 15km/l를 능가하는 수치가 포착됐다. 신형 싼타페의 공인 연비는 복합기준 11.0km/l(18인치 타이어, 8단 DCT, 2WD, 5인승 기준)다.
‘아웃도어 지향’은 차체에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
싼타페 개발팀은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위해 차체 강성을 보강하고 차량 실내 바닥 카페트에 흡음 패드도 넣었다. 크로스멤버 전/후방에는 하이드로 부시를 장착해 외부 충격을 감쇄시켰다.
핫스템핑 적용 비율도 기존 모델 보다 늘렸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고강성 경량 차체 구조를 확보했다는 얘기다.
‘취향 저격’이 뚜렷해진 신형 싼타페는 외형이 본질을 바꾸는 본보기가 됐다.
디 올 뉴 싼타페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중 익스클루시브 트림이 3,546만 원, 프레스티지 트림이 3,794만 원, 캘리그래피가 4,373만 원이며,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는 익스클루시브 4,031만 원, 프레스티지 4,279만 원, 캘리그래피 4,764만 원이다. (※ 개별소비세 5% 기준,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환경 친화적 자동차 고시 완료 시점 이후 가격 공개 예정)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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