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 살해’ 정유정 “계획범행 아니다… 사회에 불만 없어”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 출석…비공개 재판 요청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23)이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28일 부산지법 354호 법정에서 정유정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6월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재판 준비 절차다.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는 없으나, 정유정은 지난달 14일에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과 이날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 모두 출석했다.

정유정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비공개 재판을 요청서를 제출했다. 정유정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행위나 방법은 유례가 없는 특수한 경우로 일반 국민들에게 왜곡된 내용이 전달되는 것을 피해야 하고, 모방범죄와 국민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미 피고인의 신상이나 범행이 모두 공개됐다. 국민의 알권리 등을 위해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할 정도로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재판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번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유정은 이날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범죄의 계획성을 전면 부인했다.

부산 또래 여성 살해 사건 피의자 정유정(23).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 CCTV 영상 갈무리.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냐”고 질문하자 정유정은 변호인 대신 직접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정유정은 자신의 범행이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우발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공소사실 중 범행 동기와 계기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정유정은 살해 및 시신 유기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피해자를 당일 살해하고 시신을 분리한 다음 유기한 부분은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 인정합니다”라고 순순히 대답했다. 또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 사용에 대한 동의 여부에 대해서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유정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향후 재판 과정에서 정유정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새 할머니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유정에 대한 본 재판은 다음달 18일 오전 10시30분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