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내일 증권사 사장단 소집···'빚투' 대책 논의 가능성

성채윤 기자 2023. 8. 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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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가 이번주 증권사 사장단을 잇따라 소집해 외국인 등록제 폐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업계 관계자는 "LEI가 외국인투자등록증(IRC)을 대체하면서 국내 증권사의 주식·채권 주문 처리와 연결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의 전산 인프라 전반에 변화가 생겨 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 이라며 "외국인 기관들이 스스로 등록하는 체계로 바뀌어서 증권사들에 요구되는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업무 절차가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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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9일·31일 대·중소형사 나눠 회의
연말 외국인 등록제 폐지 대응안 등 협의
빚투·테마주 쏠림 관리강화책 논의 가능성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은 안건서 빠져
금융투자협회 건물.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서울경제]

금융투자협회가 이번주 증권사 사장단을 잇따라 소집해 외국인 등록제 폐지 대응 방안과 토큰증권(ST) 사업 진행 상황 등을 논의한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 자리에서 최근 주식시장의 테마주 쏠림 현상과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심화에 대한 대한 증권사 차원의 대응책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오는 29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29일에는 NH투자증권(005940) 등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회의를 하고 31일에는 중소형 증권사 CEO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증권사 사장단 회의는 금투협이 6월 말 개최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말부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시행에 따른 증권사들의 대응 현황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는 주식·채권 등 외국인이 우리나라 상장 증권에 투자하기 전 금융감독원에 인적 사항을 등록하는 제도로 1992년 도입됐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감원에서 일종의 ID인 투자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증권사에서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해외 자금 유치 활성화와 증시 저평가 극복을 목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31년만에 폐지하기로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월 이후부터 금감원 등록 절차 없이 주식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법인은 LEI(법인 부여 표준화 ID), 개인은 여권번호를 활용해 증권사에서 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EI가 외국인투자등록증(IRC)을 대체하면서 국내 증권사의 주식·채권 주문 처리와 연결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의 전산 인프라 전반에 변화가 생겨 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 이라며 “외국인 기관들이 스스로 등록하는 체계로 바뀌어서 증권사들에 요구되는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업무 절차가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연합뉴스

금투협은 증권사들의 토큰증권발행(STO) 사업 진행 상황도 점검한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토큰(디지털자산) 형태의 증권(ST)을 발행하는 것이다. 금융위가 2월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들이 부동산·미술품·지식재산권·음악저작권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STO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SK증권(001510), 교보증권(030610) 등은 조각투자 업체들과 업무협약(MOU) 등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 STO 법안 처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증권사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장외거래 중개업 인가 요건과 일반 투자자의 연간 투자 한도 제한 등 구체적인 법령과 하위 시행령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토큰증권을 원활하게 발행하고 유통하기 위해 필요한 분산원장 기술 인프라도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업계는 이번 회의에서 최근 ‘빚투’ 심화와 테마주 쏠림 현상에 대한 관리 강화책도 논의될 것으로 점쳤다. 이달 들어 초전도체에 맥신, 양자컴퓨터까지 폭탄 돌리기처럼 테마주 투자가 기승을 부리자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일부 테마주들에 대해 신용융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거래소와 금투협 역시 테마주 쏠림 현상을 경고하며 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신용융자는 20조 1246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는 이달 2일 20조 원을 넘더니 이달 17일 올해 최고 수준인 20조 5572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부실 뇌관으로 떠오른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나 현재 금감원이 조사 중인 증권사 간 ‘채권 돌려막기’ 관행 등 민감한 현안들은 사장단 회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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