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금 4년째' 호주작가 양헝쥔 "신장질환에도 치료 못 받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간첩 혐의로 중국에서 체포돼 판결 없이 4년 넘게 구금된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58)이 신장 질환을 앓고 있으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양헝쥔은 지인들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자신의 신장 한쪽에 큰 물혹이 발견됐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몸의 통증을 느꼈고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10㎝ 크기의 물혹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물혹이 신장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며 "내가 여기에서 사망한다면 사람들은 진실을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헝쥔의 동료인 펑충이 시드니 공과대학 교수는 "호주 정부가 나서서 그의 건강검진 결과를 검토하고 양헝쥔이 구치소 밖에서 호주인 감독 아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2017년 중국에서 수감 도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결국 사망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와 비슷한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양헝쥔이 치료와 영상 서비스에 대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그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5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난 양헝쥔은 중국 외교부·국가안전부에서 일하다 호주로 이주한 뒤 2002년 호주 시민이 됐다. 이후 호주와 미국에 머물며 스파이 소설 작가가 됐으며, 중국 민주개혁을 지지하는 정치평론가·활동가로도 일했다.
그는 2019년 1월 가족과 함께 중국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가 중국 지방 당국에 의해 체포돼 베이징의 범죄 수용소로 옮겨졌다.
그해 8월 간첩 혐의로 기소됐고 2021년 5월 비공개 재판이 열렸지만, 판결 선고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4년 넘게 수감 중이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체포됐을 때부터 건강 상태가 나쁘다며 병보석을 요청해 왔으나,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앞서 3년 전 중국 본토에서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48)도 최근 호주 외교관을 통해 연인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1년에 햇빛을 단 10시간만 볼 수 있는 곳에 갇혀 있다"며 처음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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